[기고] ‘촘촘한 주거 안전망’ 확충에 거는 기대

2022. 12. 1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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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한해였다.

서울시는 이번 대책을 '촘촘한 주거 안전망'이라 표현했는데 그만큼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망을 조밀하게 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민선 8기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한 오세훈 시장이 이번에 내놓은 '주거 안전망 확충'은 어느 때보다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서울시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부디 이번만큼은 지속 가능한 대책이 충실하게 실현돼 우리 사회에 촘촘하게 잘 짜여진 주거 안전망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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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한해였다. 최근에는 온 국민이 한국 축구팀을 응원하며 하얀 밤을 지새웠지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너무나 안타까운 뉴스들을 보며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그중 지난 8월 억수같이 내리는 비로 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물이 차 일가족이 사망했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삶의 보호막이어야 하는 집이 한순간 가족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현실에 너무나 안타깝고 절망스러웠다.
김석경 연세대 교수·건축학
21세기 서울 하늘 아래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비롯해 판잣집과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가구가 40만 이상이라고 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서울 인구의 약 5%에 가까운 우리 주변 사람들이 위험하고 열악한 주거 여건에 처해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신림동 반지하 사고 이후 장기적으로 ‘반지하 주택’을 없애 나가면서 현재 거주자들에 대해서는 주거 상향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였고, 9월부터는 중증 장애인, 독거노인, 아동 양육가구에 대한 조사와 지원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 11월30일에는 후속 대책으로 반지하를 비롯해 옥탑방, 고시원, 판잣집, 비닐하우스를 아우르는 ‘주거 안전망 확충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려 취약계층 모두 주거 상향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당장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부터 개선하기로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먼저, 상습적으로 침수가 되는 반지하는 시(市)가 매입해 창고 등으로 활용하거나 신축하겠다고 했다. 수시로 물이 차는 반지하 주택이 밀집해 있음에도 여건상 당장 재개발에 들어갈 수 없는 지역에게는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다. 화재에 열악한 고시원도 스프링클러, 대피 통로를 마련하기 위한 비용을 지원하고 공공 기숙사를 지어 고시원 등에 사는 사람들이 옮겨갈 수 있게끔 돕겠다고 밝혔다. 장애인, 독거노인 등이 사는 옥탑방은 구조, 단열 등 건축·안전 기준에 맞게 수리하는 비용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앞으로 4년 현 시장의 임기 내 서울시내 판잣집과 비닐하우스와 같은 ‘집다운 집’에 거주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공공 임대주택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주거 상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한 점이다. 지난해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수십억을 호가하는 고급 아파트 옆 ‘판자촌’을 언급하며 이것이 ‘실사판 오징어게임’이라고 한국 사회 양극화를 꼬집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번 대책을 ‘촘촘한 주거 안전망’이라 표현했는데 그만큼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망을 조밀하게 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동안 많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임기 초 주거를 비롯한 분야별 사회안전망 구축을 약속했지만,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대책과 이를 담보할 수 있는 꾸준한 실천 의지이다. 민선 8기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한 오세훈 시장이 이번에 내놓은 ‘주거 안전망 확충’은 어느 때보다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서울시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부디 이번만큼은 지속 가능한 대책이 충실하게 실현돼 우리 사회에 촘촘하게 잘 짜여진 주거 안전망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석경 연세대 교수·실내건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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