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5천만명 목표 日, 韓은 22년째 여행적자 ‘허덕’

이종혁 기자(2jhyeok@mk.co.kr), 신익수 기자(soo@mk.co.kr) 2022. 12. 1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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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행수지 적자 63.1억弗
경상수지 적자에 영향미쳐
일본은 총리 주도 관광입국 공세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일본 오사카행 비행기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사진=김호영 기자]
정부가 관광 진흥 대책을 내놓은 가장 큰 이유는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로 대외 건전성 지표의 핵심인 경상수지까지 흔들리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각국 정부가 관광 입국을 기치로 해외 여행객 유치에 발벗고 나선 가운데 한국만 이같은 흐름에서 뒤쳐질 수있다는 우려감도 작용했다.

실제로 한국의 여행수지 적자는 1989년 해외 여행 자유화 이후 수십 년째 이어지며 경제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1999년을 제외하면 1991년 이래 매년 마이너스였다. 2000년(2억9760만달러 적자) 이후 올해까지 따지면 22년 연속 적자다.

코로나 19로 주춤했던 여행수지 적자는 올해 하반기 해외 여행의 본격 회복세와 맞물려 증가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자료를 보면 올해 1~10월 여행수지 적자 누적액은 63억900만달러다. 일반 여행 뿐 아니라 유학·연수 모두 한국민이 나가서 쓰는 액수가 외국인이 들어와 쓰는 돈보다 훨씬 많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는 1997년 이후 처음으로 9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가시화돼 전체 경상수지 흑자폭마저 흔들리고 있어 여행수지 적자가 그만큼 뼈아프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팬데믹 이후 관광 패권 선점에 뒤쳐진 한국 관광의 몰락을 걱정하는 소리까지 나온다. 관광 전문가들은 관광 컨트롤 타워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엔데믹이 본격화 한 현 시점에 기선을 제압하지 못하면 동남아 관광 패권을 다투고 있는 한·중·일 관광 삼국지에서도 뒤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무너진 관광 컨트롤 타워의 복구 없이는 제대로 선 관광전략이 있을 수 없다”며 “전략 없는 세부 전술이라는 게 말이 안된다. 이대로 가다간 계획하고 있는 숫자들 역시 모두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관광은 코로나 이전부터 거꾸로 가고 있다. 대(對) 북한 비무장지대(DMZ) 관광에만 올인했던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비서실을 개편해 관광진흥비서관제를 없앴고, 대통령 산하 기구 였던 국가관광전략회의도 국무총리 산하 기구로 격하시켰다. 윤 정부 들어서도 관광 컨트롤 타워는 여전히 무너진 채 유지되고 있다. 관광 컨트롤 타워 부재 - 관광 전략 부재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끊어지지 않는 이유다.

반면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2010년대 중반 관광객 3000만명, 관광수입 300억달러 목표를 달성하며 한국과 격차를 벌려나가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오픈 카지노와 무비자 정책까지 내놓으며, 외국인 관광객을 쓸어담고 있다. 내각을 책임진 총리가 직접 나서 ‘관광 입국 추진 각료회의’와 ‘관광 비전 구상회의’를 진두지휘한다. 전 각료가 참가하는 ‘관광 입국 추진 각료회의’에서는 방일 관광객 목표치를 이미 5000만명까지 늘려 잡았다. 한국의 2027년 외국인 관광객 목표치인 3000만명의 1.7배 수준이다. 일본은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7년 말, 한국이 관광 수입 목표로 정한 300억달러 고지를 넘어섰고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조용만 문화체육관광부 제 2차관은 “아직 정부의 정확한 키워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K-컬쳐와 규제완화가 두 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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