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호암미술관, 김환기 회고전으로 다시 ‘활짝’
국보·보물 조선白磁도 총망라
삼성이 마침내 ‘김환기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술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김환기 회고전’이 내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4~7월)에서 열린다. 당초 이 전시는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2017년 개최 예정이었으나,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삼성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올스톱된 이래 6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12일 내년도 전시 계획을 밝힌 삼성 측은 “한국 추상 미술의 역사를 연 김환기 회고전을 개최해 대표작과 미공개 습작 등 90여 점을 선보인다”며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재개관한 호암미술관이 변화의 행보를 보이는 원년”이라고 밝혔다.
한국 대표 사립미술관이 작심하고 준비한 한국 대표 화가의 대규모 전시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점화(點畵)에 비해 덜 알려진 1930~1960년대 반추상 회화가 핵심 포인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본격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삼성가 특유의 독보적 컬렉션과 네트워크, 그리고 참신한 기획 방향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다수의 전시 및 이벤트로 김환기라는 브랜드 소비가 급격히 이뤄져 온데다 관람객의 눈도 일취월장한 까닭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최근 경매로 인해 점화에만 이목이 쏠리면서 그 이전 작품을 보여주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리움미술관은 ‘조선 백자’(2월 28일~5월 28일)로 승부수를 띄운다. 리움미술관 재개관 이후 첫 고(古)미술 기획전이자 개관 이래 첫 도자기 기획전으로, 한국 미술의 큰 줄기인 조선백자를 총망라한다는 방침이다. 미술관 소장품을 비롯해 국내 8개 기관과 일본 6개 기관의 대표작, 특히 15세기 ‘백자청화매죽문호’ 등 국보 10점, 보물 21점이 출품된다. 우수한 한국 도자 컬렉션을 보유한 일본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이 특별협력기관으로 참여해 소장품 20여 점을 더한다.
이 밖에도 논쟁적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첫 국내 개인전(1월 31일~7월 16일)도 요주의 전시다. 벽에 바나나를 붙이고 1억에 팔아먹거나, 황금 변기를 제작해 실제 화장실에 설치하는 등의 재기로 ‘뒤샹의 적자(嫡子)’라 불리는 작가의 쇼킹한 쇼맨십이 서울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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