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화상으로 두번째 회담···양국 간 외교적 소통 본격 가동, ‘한한령’ 완화 기대감
박진 외교부 장관은 12일 왕이(王毅)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화상으로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부는 이날 양국 장관이 약 1시간15분간 진행된 화상 회담에서 한·중 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회담은 지난 8월 칭다오 외교장관회담, 11월 주요 20개국(G20) 계기 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양국 간 고위급 교류와 소통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에 따라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이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입각한 새로운 한·중협력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양 정상이 합의한 ‘한·중 미래발전을 위한 공동행동계획’의 채택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부는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한 등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양국 장관은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박 장관은 북한이 올해 역대 가장 많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에 우려를 표하고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 한·중 공동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어 중국 측이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 등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공급망 소통 확대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공식협상의 조속한 재개와 함께 ‘항공편 증편, 인적교류 확대 및 문화콘텐츠 교류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의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이후 취해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두 장관은 또 외교 장관 상호방문을 포함해 2+2(외교·국방) 차관급 외교안보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인문교류촉진위원회, 1.5트랙 대화 등 다양한 수준에서 고위급 교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 8월 박 장관이 중국 칭다오를 방문해 이뤄진 대면 회담 이후 4개월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양국 장관의 두번째 회담은 지난 10월 중국이 20차 당대회를 통해 시 주석의 집권 3기 체제를 갖춘 이후 양국 간 외교적 소통 채널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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