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위로 운행 지연시 지하철 무정차?···무정차로 인한 시민 불편은 어쩌나

이성희 기자 2022. 12. 1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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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예정대로 15일까지 선전전
“무정차보다 권리 예산 보장 해법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1일 서울지하철 3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농성 선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서울시가 13일 출근길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로 열차 운행이 지연될 경우 해당 지하철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로 했다. 그간 전장연 시위로 지하철 운행 지연이 빚어졌지만, 무정차 통과로 인한 시민 불편도 예상된다.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이동권을 포함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위한 것으로, 무정차는 이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와 경찰 등과 회의를 열고 전장연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심각하게 지연될 경우 무정차 통과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전장연은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에서 오전 8시와 오후 2시 하루 두차례 선전전을 예고한 상태다. 삼각지역은 대통령실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이다.

다만 전장연 시위가 예고돼있다고 해당 시간대에 지하철이 무조건 무정차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 시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정차 판단은 그때그때 서울시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시위 규모가 크거나 강도가 높아 열차 운행이 오랜 시간 지연될 때 무정차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무정차 여부와 상관없이 13일 삼각지역에서 승·하차하는 일부 시민 등의 출근길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내일 출근은 빨리 하거나 버스를 이용해야겠다” “무정차역에서 내려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등과 같은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무정차 통과가 결정되면 차량 내에서 안내방송을 하고 서울교통공사 공식 애플리케이션 ‘또타지하철’와 SNS 등을 통해 공지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의 권리는 한번도 정차한 적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주 지하철 탑승 시위도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장애인도 시민이다. 이동권과 교육권 등은 헌법에 보장돼 있는 기본권”이라며 “무정차 단속보다 처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장애인 권리 예산을 국회에서 반영해 우리가 1년 넘게 외치고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정차 방안은 대통령실이 서울시에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울시가 무정차 통과를 검토한다고 밝힌 지난 8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지금이라도 지하철 시위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타인을 볼모로 잡는 투쟁 방식에 미온적으로 대처할수록 잘못된 선례만을 쌓을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지난해 12월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시작됐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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