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MBC 기자들 尹을 대통령 아닌 반대파 수장 정도로 생각"

조현호 기자 2022. 12. 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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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선동과 왜곡 일관, 공영방송 왜 필요한가" 적대감 표출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사회 본 조수빈 앵커 "제 참석, 용기 됐으면"
박영환 전 앵커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세우자"
권성동 "MBC 특정정당 전위부대 전락"
박성중 "5년 잘해먹고 지금도 잘해먹는데, 여러분 뭐하나…그 책임 당에도"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준비위원회(위원장 김현우)라는 새 언론인단체 발족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하나같이 MBC와 KBS 등에 거친 표현과 적대감을 표출했다.

서민 교수(대안채널 공동대표)는 12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 한 카페에서 연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대뜸 이기주 MBC 기자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이른바 '뭐가 악의적이냐'는 질의를 사례로 들었다. 서 교수는 “뭐가 악의적입니까라고 한 게 이게 충격적이었던 게 두가지”라며 “(하나는) 대통령 앞에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슬리퍼 차림으로 했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 교수는 “MBC 기자들은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냥 반대파의 수장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신감의 근거가 뭘까”라면서 “지금 시청자들이 진실을 원하지 않는다 거짓말이라고 자기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싶어 한다. MBC는 이 점을 파고 들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특히 '딱 봐도 100만'이라고 한 박성제 MBC 사장의 보도국장 시절 인터뷰 발언을 들어 “조국 수호 집회 나온 사람들을 그렇게 표현했는데, 당시 조국이라는 범죄자를 수호하겠다고 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약간 쫄렸는데, 그 말에 진한 감동을 받았고 그때부터 열심히 MBC 시청하기 시작하고, 그때부터 MBC는 살아났다”고 해석했다. 서 교수는 “그 뒤 MBC 모습은 그대로”라며 “정권이 교체된 뒤에도 선동과 왜곡으로, 일관되지 않느냐”고 했다. 서 교수는 “MBC만 그런 게 아니다. KBS TBS 말할 것도 없고 YTN도 그렇다”며 “이걸 보면 공영방송 왜 필요한가”라고 되물었다.

서 교수는 이 언론인총연합회 모임을 향해 “암담한 현실에서 만들어져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언론에서 말해줘야 한다. '언론인이라는 것은 우리 편이라해도 무조건 편드는 것이 아니라 잘못한 것이 있으면 욕해야 한다'고. '그런 언론이 주류가 돼서 시청자들도 불편해도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만들어달라”고 독려했다.

▲대안채널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서민 교수가 12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 한 카페에서 열린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MBC 기자들을 윤 대통령에 대해 반대파 수장 정도로 여긴다고 해석한 주장을 펴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현재 채널A 저녁메인뉴스인 '뉴스A'를 진행하는 조수빈 전 KBS 아나운서는 이날 사회를 맡았다. 조 앵커는 이날 사회를 맡게 된 계기를 두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직업이지만, (이 자리에 온 게) 쉬운 게 아니었는데, 선배 동료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섰다”며 “어떤 정치적 목적 갖고 있는 게 아니라 각 당에 모두 초대를 했다”고 말했다. 조 앵커는 “동료들한테도 여기 나온다고 얘기하니 '나도 아직 참여하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난다'라고 말씀하신 분들이 많더라”라며 “그래서 제가 조그마한 힘이지만 그런 분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수빈 앵커와 함께 KBS에서 오랫동안 메인뉴스 '뉴스9'를 진행했던 박영환 KBS 기자도 이날 사회를 같이 봤는데, 자신의 처지를 소개했다. 박 기자는 “고대영 사장 계실 때 취재주간하다 광주방송총국장 했는데, 언론노조 파업 이후 6개월 간 광주방송총국장으로서 출근을 저지당했고, 그 이후 (KBS 내부의) 진실과 미래 위원회가 만들어져서 정직 5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며 “그 이후 보도본부에 복귀하지 못하고 KBS 시청자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기자는 “저는 기자로 입사해서 32년째인데 회사가 준 명함에는 KBS 시청자센터 직원으로 표기가 돼 있다”며 “지난 주에 했던 일 중의 하나가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하는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박 기자는 이어 “그런 여부를 떠나 우리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는 기울어진 언론계 운동장을 바로세우자는 것”이라며 “특정 정파에 치우치고 목적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사실보도 기반해서 또 방송법에 나온 3대 가치인 '객관', '공정', '균형'을 우리가 실천해보겠다는 취지로 나왔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이날 사회를 보는 중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주장에 “저희 주최 측과는 무관하다”며 “당파나 정파적 입장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객관과 균형의 가치에만 임하겠다고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KBS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이자 유튜버인 김영민 '내시십분' 진행자는 “개그계의 송중기로서,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지난 3년간 유튜브 팬덤들이 '강하게 할라', '욕하라', '세게 하라'고 주문해도, 욕 안하고 비속어 안쓰고 3년간 버텨왔다”며 “극우적 시각, 강성 담론 이런 것들의 어마어마한 후원이 쏟아질 때 손가락 빨면서 3년 잘 버텼다”고 자평했다. 그는 “유튜브 2세대는 강성한 채널이 거대화 되면서 힘은 세지지만 연대하기 곤란한 상황이었다”며 “묵묵히 정도를 지키면서 이제 겨우 30만 만들었다. 제가 건전하게 성장하는 인플루언서 세대의 시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개했다.

▲박영환 KBS 기자와 조수빈 채널A 뉴스A 앵커가 12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 한 카페에서 열린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들은 입을 모아 MBC를 공격했다. 전 원내대표이자 과방위원인 권성동 의원은 “특정 방송이 특정 정당, 정파의 전위부대로 전락한지 오래 됐다”며 “특정 노조 출신만 요직을 독식하고 있다. 정치와 언론이 협잡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권 의원은 “서로의 정파적인 이익, 진영의 이익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하고 있다”며 “MBC 자막 조작 사건, 청담동 술자리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말 막가파 식이다. 언론을 정말 망가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그 정점에 최근 민주당이 날치기 처리한 방송법 개정안이 있다”며 “민주당과 민주노총 시민단체가 협잡, 협력해서 방송을 영구히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난 법이 바로 방송법 개정안”이라고 주장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MBC의 윤 대통령 비속어 보도를 두고 “'대한민국 언론인데 왜 대통령이 하지 않은 그런 거짓말을 하면서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이간질하는 이런 방송을 내야 하는가' 하고 느낀다”며 “정말 대한민국 방송이라면 정말 대통령이 이 만큼 말 한마디 실언이 있었다면 그걸 듣는 순간 함께 걱정을 해야 할 거다. '이걸 다른 데서 알면 큰 일인데'(와 같은) 나라 걱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전혀 있지도 않은 말을 날조 보도했다”며 “그야말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로 말미암아 우리 대통령의 노력이 훼손당하고, 폄훼 당하고 국론 분열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국격이 형편없이 추락한다”며 “왜 대한민국 공영방송이 이런 그런 악의를 가지고, 오로지 대통령과 이 정부를 끌어내리는 의도가 아니면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단체 언론인들에게 “여러분들 힘내시고 여러분들이 하는 방향이 맞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힘에서도 공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독려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 한 카페에서 열린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MBC 등을 상대로 특정 정파의 전위부대로 전락했다고 표현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박성중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는 “저희들은 5년 잘해먹고 지금도 잘해먹고 있는데, 여러분은 뭐하고 계십니까”라고 반문하면서 “그 책임은 저한테도 당도 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문재인 정부 KBS에서 88명 중 22명 나가고 66명은 창고에 처박혀서 있고, MBC는 다 날려버렸으며. YTN은 25명을 다 날려버렸다”며 “그리고 보직도 못받는 분 (있다고) 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우리는 (집권) 6개월이 지났는데, 아무 것도 못했다”며 “누군가 책임지고 뭔가 해야 되는데, '법'과 '합리적'이라는 이름 하에,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KBS와 MBC 이사진 비율을 거론하면서 아직 “(우리가) 하나도 못 먹고 있다”며 “(그런데 민주당 법안이 통과되면) 17대4, 16대5 영원히 민노총 민주당 합작이 된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쟤들은 정권을 안내주기 위함이라면 피도 눈물도 없다”며 “우리 당이 약한 측면도 있지만 오늘 발족됨으로써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간사는 “우리도 방송장악 할 생각 없고, 힘도 없다”며 “방송이 공정하게, 제대로된 방송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 같이 힘 보태겠다”고 독려했다.

▲권성동 박성중 김석기 윤두현 성일종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고대영 전 KBS 사장, 김장겸 전 MBC 사장을 비롯한 일부 전현직 언론인들이 12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 한 카페에서 열린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YTN 보도국장 출신의 윤두현 의원(과방위원)은 “지금 MBC를 비롯해서 일부 몇몇 중심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는 무슨 말만 하면 언론탄압이라고 그런다”며 “언론탄압은 문재인 정권 때 있었다. 있던 사람 강제로 밀어내고. 그게 언론탄압”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자기 진영 이익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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