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웰시코기와 보더콜리…생김새는 달라도 사촌입니다

최정석 기자 2022. 12. 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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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하운드는 얇은 유선형 몸통과 길고 튼튼한 다리로 유명한 견종이다.

사슴과 같은 동물을 빠른 속도로 추격해 사냥할 수 있게끔 품종 개량을 거쳐 완성한 몸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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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 연구 논문
개 생김새 아닌 행동 양식도 유전돼
행동 양식 기준으로 10개 품종 분류
보더콜리(왼쪽)과 웰시코기. /핀터레스트

그레이하운드는 얇은 유선형 몸통과 길고 튼튼한 다리로 유명한 견종이다. 사슴과 같은 동물을 빠른 속도로 추격해 사냥할 수 있게끔 품종 개량을 거쳐 완성한 몸매다. 흰 털에 갈색 얼룩무늬가 특징인 잭 러셀 테리어도 그레이하운드와 같은 사냥개지만 사냥의 기술은 조금 다르다. 땅굴에 숨은 여우를 쫓아가 잡을 수 있도록 품종 개량을 통해 작고 짧은 몸을 갖게 됐다. 귀는 역삼각형으로 접혀 있어 땅굴로 파고들 때 흙이 들어오는 걸 막아준다.

큰 몸과 강한 근육으로 무거운 짐을 나를 수 있는 농장견 버니즈 마운틴 독, 곱슬과 긴 털이 섞인 이중 구조 덕에 추위의 영향을 덜 받는 썰매견 시베리안 허스키 등 현대에 존재하는 많은 개의 신체적 특성이 인간의 인위적인 품종 개량을 거쳐 만들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품종 개량 과정에서 단순히 신체적 특성뿐 아니라 조상 세대의 개의 ‘행동 방식’까지 되물림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의 일레인 오스트랜더 선임연구원을 포함한 3명의 연구진은 최근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셀’에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공개했다. 셀은 지난 1974년부터 생명과학계 동향과 굵직한 실험적 발견을 소개하고 있다.

연구진은 품종 개량을 거친 개들 중 역할이 비슷한 견종은 유전적 혈통 또한 비슷하게 나온다는 점을 확인했다. 일례로 연구진은 가디건 웰시코기, 오스트레일리안 셰퍼드, 보더콜리 등 목초지에서 양을 한 쪽으로 몰고다니는 용도로 품종이 개량된 양몰이개 7종의 유전자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양몰이개 7종의 유전적 혈통이 상당부분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품종과 생김새가 달라도 ‘양몰이’라는 행동 방식이 비슷한 개들끼리는 유전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양이 아닌 소를 몰기 위해 품종이 개량된 오스트레일리안 캐틀독의 유전적 혈통은 양몰이개와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이를 놓고 품종 개량 과정에서 개들의 행동 방식까지 유전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표적인 양몰이개 7종의 유전자를 비교분석한 자료. 왼쪽은 7종의 유전자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보여주는 표. 오른쪽은 양몰이개 7종과 소몰이개의 유전자 유사성을 비교한 표. /Cell

연구진은 ‘샷건 시퀀싱’이라 불리는 유전자 분석 방법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아냈다. 샷건 시퀀싱은 생명체의 DNA를 잘게 토막내서 염기서열을 분석한 뒤 그 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컴퓨터가 염기서열 중 겹치는 부분을 찾아주는 분석 방법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과정에서 양몰이개는 물론 각종 사냥개, 농장견, 썰매견 등 여러 현대 견종들의 DNA를 분석했다. 여기에 야생에 서식하는 잡종개, 들개, 늑대, 코요테 등 4000종이 넘는 개과 동물들의 게놈을 모두 분석했다. 또 순종개를 기르고 있는 보호자 4만6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행동 방식을 묻는 설문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현대에 와서 인간과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들을 총 10개 혈통으로 나누는 데 성공했다. 이 중 6개 혈통은 사냥 방법과 대상이 전부 다른 사냥개였고 나머지는 농장견, 썰매견, 반려견, 양몰이개 등이었다.

다만 현 시점에 존재하는 개들 유전 혈통을 완벽하게 분석해내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의 에밀리 듀트로 연구원은 “비글, 블러드하운드처럼 후각을 이용해 사냥을 하는 견종들을 보면 다리 길이, 털 색깔, 꼬리 모양 등이 전부 제각각”이라며 “행동 방식 기준으로 보면 이들을 한 품종에 넣을 수 있지만, 신체적 특성까지 고려해 혈통을 분석하려면 연구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Cell, DOI : https://doi.org/10.1016/j.cell.2022.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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