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설 또 증설…글로벌 CDMO '쩐의 전쟁'

한재영 2022. 12. 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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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을 놓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은 합성화학 의약품과 달리 개발 과정에서 대량 생산 가능성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026년 203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하려는 '쩐(錢)의 전쟁'이 펼쳐지면서 소수의 대형 CDMO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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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론자 등 몸집 불리기
바이오 CDMO 시장 고속성장
공급이 생산 수요 못 따라가
삼바, 제2캠퍼스에 7조원 투자
론자·캐털런트 등도 공장 증설
대형사들 시장 지배력 커질 듯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을 놓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대형 CDMO를 중심으로 너도나도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면서다. CDMO는 신약 개발과 생산을 대신해주는 사업이다. 반도체로 치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 가깝다.

 증설 격전지 된 美·유럽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5공장 착공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0월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인 4공장을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 가동하기 시작한 데 이어 후속 공장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착공을 위한 건축 허가 제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르면 내년 초 공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이 들어서는 제2캠퍼스 건설에 약 7조원을 쏟아붓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비투자는 국내에 머물러 있지만, 글로벌 CDMO 시장의 격전지는 미국과 유럽이다. 혁신 신약 연구개발(R&D)을 주도하는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가 이들 지역에 집중돼 있어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은 합성화학 의약품과 달리 개발 과정에서 대량 생산 가능성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상업화 제품뿐만 아니라 임상에 쓸 시약도 개발이 이뤄지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1위 CDMO인 스위스 론자는 2026년까지 스위스 슈타인 공장 증설에 5억유로(약 6900억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론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생산 규모와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라고 했다. 이를 두고 삼성의 ‘초격차 전략’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도 지난해 오스트리아에 7억유로를 들여 첨단 설비를 구축했다. 미국 캐털런트는 지난 8일 벨기에에 대규모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SK㈜가 인수한 프랑스 이포스케시도 증설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 후지필름은 덴마크, 영국 등 유럽과 미국에서 동시다발적 증설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세포 배양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16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 5만4000L에 그쳤지만, 2024년까지 8배 수준인 43만L로 확대하겠다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 CDMO 年 10%씩 성장

글로벌 CDMO업계가 증설 경쟁에 뛰어드는 건 성장성 때문이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026년 203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10.1%의 고성장이다. 바이오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임상 시약과 상업화 제품 생산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다. 대표적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인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2026년까지 연평균 49.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CDMO 시장은 철저히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했다. 내년 상반기 전체 가동이 목표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도 선수주 계약이 상당 수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하려는 ‘쩐(錢)의 전쟁’이 펼쳐지면서 소수의 대형 CDMO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의약품 생산이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안전성 검증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은 대형사가 시장 지배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개발이 성숙기에 들어서면 자연스레 대형사의 파워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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