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남' 네빌, 터널에서 우는 호날두 모습에 '분노'

[포포투=한유철]

개리 네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터널에서 우는 모습을 보고 분노했다.

포르투갈은 11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모로코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모로코는 아프리카 팀 최초로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했다.

이변이 속출했던 이번 대회에서 또 하나의 이변이 발생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중심으로 브루노 페르난데스,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칸셀루 등 핵심 선수들이 즐비하며 '황금 세대'라고 평가받은 포르투갈이 8강에서 모로코에 패한 것이다. 물론 모로코가 조별리그에서 벨기에를 무찌르고 16강에서 '무적 함대' 스페인을 격침시키긴 했지만 그들의 승리를 예측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꾸준히 발휘된 모로코의 조직적인 수비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포르투갈은 16강에서 호날두 대신 나와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하무스를 센터 포워드로 내보냈고 실바, 페르난데스 등이 그 뒤를 받쳤다. 하지만 모로코는 적절한 수비 밸런스를 유지하며 포르투갈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번 대회 최대의 스타가 된 야신 부누 골키퍼가 또 한번 신들리 선방을 보였고 유세프 엔 네시리가 놀라운 제공권을 자랑하며 결승골을 기록했다.

그렇게 포르투갈의 여정은 마무리됐다. 많은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고개를 떨궜다. '라스트 댄스' 호날두 역시 울분을 토했다. 그는 터널을 빠져나가면서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은 내 가장 큰 꿈이었다", "한 번도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슬프게도 어제 그 꿈이 끝났다" 등 아쉬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꾸준히 강한 모습만을 보일 것만 같던 호날두의 눈물에 그의 전 동료였던 네빌이 반응했다. 그는 호날두가 터널을 빠져나갈 때 우는 모습을 보고 분노했다. 물론 호날두 자체에 대한 분노가 아니었다. 그의 꿈이 끝났다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섞인 분노였다.

그는 "터널에서 울고 있는 호날두의 모습을 보았다. 정말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그 순간 호날두는 조국을 위해 월드컵에서 우승하고자 하는 자신의 꿈이 사라졌음을 깨닫게 됐다"라며 "모든 선수들은 은퇴를 한다. 하지만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는 힘든 두 달을 보냈다"라며 동료의 아픔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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