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의 마지막 '우승컵 질주'… 한명은 멈춘다
35세 메시와 37세 모드리치
생애 첫 월드컵 우승 노려
14일 오전 4시 루사일서 맞대결
만 35세와 37세. 각각 아르헨티나를 이끄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와 크로아티아의 정신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두 선수의 현재 나이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가 된 두 주장은 명예를 걸고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4강전 경기에 나선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체력 상태에서 앞서는 쪽은 아무래도 아르헨티나다. 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목표는 오로지 '메시의 마지막 대관식'이라는 문구로 요약될 수 있다.
1987년생인 메시는 FC 바르셀로나와 파리 생제르맹 두 팀에서 뛰며 프로 무대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고,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하며 국가대표 무관 기록도 지웠지만 딱 하나 월드컵 우승컵이 없어 선배인 디에고 마라도나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 축구선수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으로 꼽히는 발롱도르는 7차례나 받았고,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골든볼(월드컵 MVP)까지 수상했지만 당시 정작 팀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선언한 메시는 그 각오에 걸맞게 이번 대회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14년 대회에서 7경기에 모두 나서 4골 1도움을 기록했던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전 1골, 멕시코전 1골 1도움, 16강 호주전 1골, 8강 네덜란드전 1골 1도움 등 5경기 만에 이미 4골 2도움으로 자신의 월드컵 커리어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각국 통계 사이트나 도박사들도 아르헨티나의 손을 들어준다. 메시를 비롯한 선수들의 면면이 뛰어난 것은 물론, 비록 지난 네덜란드전에서는 무승부를 거둔 뒤 승부차기까지 거쳐야 했지만 그래도 크로아티아보다 뛴 시간이 짧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르헨티나의 결승 진출 확률을 두고 축구 통계 업체 옵타는 68.9%, 데이터 전문 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는 64%로 전망했다.
이에 맞서는 크로아티아는 언제는 언더독이 아니었느냐는 입장이다. 모드리치를 앞세워 특유의 '늪축구'를 펼치면 그 어느 상대도 두렵지 않은 팀이 크로아티아다. 모드리치 역시 메시와 마찬가지로 준우승에 그친 뒤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한 경험이 있다.
4년 전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16강 덴마크전, 8강 러시아전, 4강 잉글랜드전에서 모두 연장 혈투를 치르면서도 결승까지 올라갔던 크로아티아는 이번에도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6강전에선 일본과 연장 승부 후 1대1 무승부를 거두고 승부차기 끝에 3대1로 이겼고, 8강에서는 거함 브라질을 만나 똑같은 양상으로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을 만날 때마다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모드리치다. 1985년생인 모드리치는 4년 전에도 노장 소리를 들으며 준우승을 거둔 뒤 월드컵 골든볼은 물론, 내친김에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가 무려 12년 동안 나눠서 갖던 발롱도르를 빼앗은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모드리치는 그 이후로도 크로아티아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세월이 무색한 선수가 돼가고 있다. 모드리치는 지난 브라질전에서 139번이나 공을 잡았고, 90.5%에 달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녹슬지 않는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만일 모드리치의 여전한 활동량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아르헨티나에도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미 준우승 이후 '위로상' 성격에 가까웠던 골든볼은 받아봤고, 나이를 생각하면 더 이상의 기회는 얻기 힘들다. 오로지 월드컵 우승만을 노리는 메시와 모드리치 두 노장은 이제 결승전으로 향하는 마지막 길목에서 만난다. 어느 쪽이 이기든 반대편에 선 한 노장의 꿈은 그대로 스러지게 된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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