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선발이 몇 명?···KIA가 기대하는 역대 최‘강’ 마운드
KIA가 내년, 어쩌면 역대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 마운드에 도전한다.
KIA는 숀 앤더슨(28)에 이어 지난 11일 아도니스 메디나(26)를 영입하면서 외국인 투수 영입을 마쳤다. 둘 다 시속 150㎞대 빠른 공을 던진다. 안정적이었지만 위압감은 없었던 올해 외국인 투수들과 작별하고 KIA가 내놓은 승부수다. ‘구위형’인 이 두 외국인 듀오에게 KIA는 내년 선발 원투펀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강속구 외인 듀오가 더 위력적일 수 있는 이유는 국내 투수들의 구성 때문이다. KIA에는 이미 강속구 투수들이 더 있다.
에이스 양현종과 이의리는 내년에도 선발 한 자리를 지킨다. 이의리는 150㎞대 초반까지 찍으며 삼진을 많이 잡아내는 전형적인 구위형 투수다. 양현종도 점점 완급조절을 하고 있지만 원래 강속구를 던졌다. 지금도 최고 150㎞는 찍는다.
KIA 마운드는 과거 강속구 외인 투수가 있을 때 큰 힘을 뿜었다. 국내 에이스 양현종과 외인 에이스의 원투펀치 조합이 위력을 냈다.
구위가 압도적이었던 이닝이터 헥터 노에시가 있을 때는 양현종과 역대급 환상의 원투펀치였다. 내세울만한 국내 선발이 없던 시절이었는데도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를 3선발로 해 마운드가 돌아갔다. 2017년에는 신예 선발 임기영이 더해지자 단번에 최강 마운드가 되어 우승을 했다. 역시 강력한 공을 뿌렸던 애런 브룩스가 있을 때도 양현종과 원투펀치 위력을 발휘했다.
현재 양현종의 구위 자체는 전처럼 압도적이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힘이 있다. 올해도 8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졌다. 올해 첫 10승까지 경험한 이의리가 있는 지금의 KIA 국내 선발은 최근 몇 년 사이와 견주어 가장 믿을 만하다. 여기에 강한 구위의 외국인 투수 둘이 더해진다.
KIA가 양현종이라는 리그 대표 에이스를 보유한 2010년대 이후 10승 투수 3명을 배출한 것은 단 두 시즌밖에 없었다. 헥터와 지크 스프루일이 있었던 2016년, 애런 브룩스-드류 가뇽이 있던 2020년이다. 지크와 가뇽도 시속 150㎞대 강속구를 매력으로 KIA에 입성했던 구위형 투수였다. 외국인 투수 둘 중 한 명이 양현종과 원투펀치를 이뤄주고 다른 한 명이 3선발 역할만 제대로 해줘도 10승 트리오가 나왔다. 특히 2016년에는 지크가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10승을 거뒀고, 헥터가 무려 206.2이닝을 던지며 15승을 거둬 양현종(200.1이닝·10승)과 위력을 떨쳤다.
2023년 KIA는 154㎞까지 던지는 20대 후반의 젊은 외인 투수를 둘이나 장착했다. 양현종이 여전히 지키는 로테이션에는 젊은 강속구 투수 이의리가 있다. 5선발을 놓고 경쟁하는 투수들 속에는 역시 강속구 투수인 좌완 김기훈도 있다. 구성은 어느 팀보다 강하다.
KIA의 원투펀치가 강했을 때는 늘 양현종과 외인 1선발의 조합이었다. 내년에는 강한 공을 뿌리는 외인 듀오가 나란히 1·2선발 역할만 해주면, 마운드로 다른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KIA의 계획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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