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막도 모자라 "차 빼세요"…'막무가내' 방송 촬영에 주민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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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오후 5시 무렵 한 30대 남성이 파출소로 뛰어 들어왔다.
동네 주민인 듯 보였던 그는 잔뜩 흥분한 상태로 "(촬영팀에) 뭐라고 말 좀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11일 한 누리꾼은 해당 드라마 게시판에 "(촬영팀이) 지방에서 촬영하는데 수학여행 온 학생들 들어오지도 못하게 막아놓고 시끄럽다고 눈치 주고 사과도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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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촬영 스태프들이 온종일 골목을 막고 '차 빼달라' 하는데 진짜 너무한 거 아니에요?"
지난달 16일 오후 5시 무렵 한 30대 남성이 파출소로 뛰어 들어왔다. 동네 주민인 듯 보였던 그는 잔뜩 흥분한 상태로 "(촬영팀에) 뭐라고 말 좀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파출소로 오기 전 그는 스태프들 요구에 차를 이동주차했다.
파출소 주변은 단독주택과 2~3층 빌라가 오밀조밀 모인 서울의 주택가였다. 주택가 한 가운데 폭 5m 일방통행 도로가 나 있고, 도로 양옆으로 다시 좁은 골목들이 뻗어나가 있다.
스태프들은 한 골목 안쪽 단독주택에서 드라마를 찍고 있었다. 방송가에 따르면 그 주택은 '단골' 촬영지다. 소유주는 요가원을 운영하며 방송 섭외에 잘 응해줬다. 바쁠 때는 일주일 새 2개 촬영팀이 주택을 다녀갔다.
카메라, 조명 등 장비와 스태프가 3~4m 너비 골목을 초입부터 막았다. 얼핏 봐도 골목에 촬영 장비 20여개, 스태프 약 15명이 있었다. 골목 안쪽에는 주민들이 사는 주택 8채가 더 있었다. 진입하려면 5명씩 뭉친 스태프들 틈을 비집고 가야 했다. 다른 골목으로 돌아가야 더 빠를 것 같았다.
경찰관들은 '주민들 불편하지 않게 촬영해달라'고 했다. 그뿐이었다. 경찰관들이 돌아가자 스태프들은 다시 골목을 막았다. 촬영은 밤늦까지 계속됐다. 같은 날 저녁 8시쯤 만난 60대 주부 A씨는 "병원에 가려면 이 골목을 지나야 하는데 이런저런 거(장비) 세워두니 돌아가야 하고 불편하다"고 했다.
촬영팀의 태도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민속촌, 대학 캠퍼스 등에서 촬영팀의 거친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은 적지 않다. 서울의 한 대학 병원은 수년 전 의학 드라마 촬영에 동의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촬영팀은 입원 환자, 면회객들에게 '조용히 해달라' '카메라 선(線)이 있으니 이곳으로 다니지 말라'고 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앞으로 병원을 촬영 장소로 제공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드라마, 영화 촬영 장소 섭외를 돕는 서울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촬영팀이 주민, 장소 이용객들에게 강압적으로 협조를 요구할 근거는 없다"고 했다.
촬영팀도 이 사실을 안다. 익명을 요구한 드라마 장소 섭외팀 관계자는 "그 장소의 주인은 촬영팀이 아니다"라며 "촬영 전 양해를 구하는 것이 그게 당연한 매너"라고 했다.
한 촬영팀 관계자는 "과거에는 영상 편집 기술이 발전하지 않아 영상에 잡음이 들어가면 따로 지울 수가 없어 촬영팀이 강압적인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분위기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스태프들에게 주민, 장소 이용자들 편의를 최우선에 두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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