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정성화 "장부가 장면 13번 테이크, 무아지경 오더라" [인터뷰M]

김경희 2022. 12. 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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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을 극화한, 공연을 넘어선 전율과 감동을 극대화한 영화 '영웅'에서 대한제국 독립군 대장 ‘안중근’을 연기한 정성화를 만났다. 뮤지컬 배우로 2004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공연 무대에 서며 뮤지컬 분야에서 무수히 많은 수상 경력을 쌓아온 정성화는 뮤지컬 '영웅'에서 14년간 '안중근'을 연기해왔다. 그런 그가 영화 '영웅'에서도 '안중근'을 연기하며 오리지널 넘버를 현장 라이브로 완벽히 소화해내며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2009년 뮤지컬 '영웅'의 초연 당시 안중근으로 캐스팅되었고 2022년 영화 '영웅'에서도 안중근을 연기한 정성화는 "2009년 당시에는 뮤지컬을 한지도 얼마 안 됐을 때라 영광스러웠지만 얼떨떨하고 지금보다 철이 덜 들어서 마냥 좋기만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영화에 캐스팅되고 나니 나이도 그때보다 많이 들고 영화 산업을 경험하기도 해서 두려움이 앞서더라. 뮤지컬 '영웅'에 누가 되지 않을까,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라며 똑같은 '안중근'으로의 캐스팅이지만 예전과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를 이야기했다.

14년간 9시즌을 '안중근'으로 뮤지컬 '영웅' 무대에 섰던 정성화는 "넘버와 스토리는 둘이 같았지만 작업은 완전히 달랐다. 무대는 맨 뒤의 관객까지 만족시켜야 하는 작업이라면 영화는 바로 앞의 카메라를 만족시켜야 하는 작업이었다. 뮤지컬에서는 노래도 정제된 BGM으로 나오고 제 목소리도 리버브가 먹힌 상태로 들린다. 하지만 영화는 카메라가 바로 앞에 있으니 목소리를 크게 나면 오버스럽게 보이고 고음을 낼 때는 BGM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라며 뮤지컬과 뮤지컬 무대는 어떻게 달랐는지 이야기했다.

노래할 때의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정성화는 "무대에서는 맨 뒤의 사람도 저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구나를 알 수 있는데 영화에서는 노래를 부른다고 느껴지면 안 됐다. 노래를 대사처럼 들리게 하는 게 가장 큰 목표여서 세밀하게 연기하려 했다."라고 설명하며 이번 작품에 출연하며 신경 쓴 부분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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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는 "노래방에서 노래할 때도 에코가 없으면 아쉽지 않나. 그만큼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야 노래하기가 편한데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백 뮤직을 스피커로 틀수 없고 제 목소리도 잘 안 들린다. 실내에서는 목소리가 울리고 실외에서는 잘 안 들리고, 감정에 치우치면 박자 맞추기 힘들었고 노래를 크게 부르면 골이 울려서 인이어의 반주 소리도 안 들리더라"라며 영화에서 노래했던 고충을 이야기했다.

정성화는 "솔로곡을 부를 때는 가슴 부분에 마이크를 3개 끼고 노래를 했고 등 뒤에는 마이크 팩이 가득했다. 그 흔적을 다 CG로 지웠더라"라며 현장에서 라이브로 넘버들을 불렀음을 밝혔다.

왜 그렇게 라이브를 고집했을까? 정성화는 "지금까지의 뮤지컬 영화는 일반 대사가 나올 때와 음악이 나올 때 음향이 달랐다. 반주가 나오면 갑자기 정제된 음향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되면 음악적으로는 완성도가 있지만 영화적으로는 어색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에는 라이브로 하면서 최대한 현장의 호흡을 살리려고 했다. 성당에서 노래할 때 흐느끼는 소리의 싱크로를 맞추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라이브 녹음이었다. 100% 라이브만 쓴 건 아니고 후시녹음과 접목시켜 음악적으로의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배우의 진정성 있는 연기를 녹여낼 수 있었다."라며 라이브로 넘버들을 소화해냈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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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서 10곡이 넘는 넘버를 불렀던 정성화는 가장 마음에 드는 넘버에 대해 '단지 동맹'을 꼽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다.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단지 동맹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잡고 스토리가 이어진다"라며 이유를 설명하며 "십자가 앞에서라는 신도 개인적으로 좋았다. 원테이크로 노래를 부르는 컷이었는데 현장에서 컷을 나누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기승전결을 쌓으며 노래를 부른다는 게 좋았다"라며 다른 곡도 꼽았다.

넘버들을 부르며 가장 고생했던 장면에 대해 정성화는 맨 마지막의 '장부가'를 꼽았다. 그는 "사형대까지 오를 때는 낮은 어조로 부르다가 마지막에 빵 터지는 장면으로 그 장면도 원테이크로 찍었다. 그걸 하루에 13 테이크를 갔다. 맨 마지막 13번 때 부를 때는 내가 지금 노래를 부르고 있나 싶을 정도로 무아지경이었다. 그때가 제일 힘들었다. 노래를 크게 부르다 보니 노래를 잘 하면 감정이 덜 살고 감정이 살면 노래가 잘 안됐다. 7~8번쯤 불렀을 때 감독님이 됐다고 했어 쓴ㄴ데 그때 제가 한 번 더 해보자고 했던 게 화근이었다. 결국 13 테이크까지 갔다. 완성본에는 11번째나 12번째 테이크가 쓰인 것 같다."라며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치열하고 놀라웠던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뮤지컬과 영화에서의 차이점은 분장과 의상에서도 있었다. 정성화는 "뮤지컬에서의 헤어스타일은 조금 정성화에 맞는 스타일이었고 수염도 한 번에 붙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영화는 한 땀 한 땀 심어야 하는 수염이었고 헤어스타일도 안중근 의사의 사진들을 고증해서 만들었다. 스킨톤도 장면마다 달리 갔다. 전쟁신에서는 더 어둡게. 실내에 있을 때는 덜 어둡게 했다. 영화에서 의상도 실제 사진을 토대로 장면마다 만들었고 가짓수도 많았다."라며 고증을 통한 스타일링을 했음을 알렸다.

영화에서 안중근을 연기한 이후 뮤지컬을 하며 연기적으로 뭔가 달라진 게 있었을까? 정성화는 "예전에는 강력한 안중근의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부드럽고 관객 친화적인 안중근의 느낌을 내게 되더라. 강약을 조절해야겠다 생각해서 이번 공연부터 적용해 봤다."라며 공연에서 조금 달라졌음을 밝혔다.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 '영웅'은 12월 21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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