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1루수 황금장갑···박병호 “내년에는 지명타자로 도전해야죠”[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2. 12. 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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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가 지난 9일 열린 2022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부문을 수상한 뒤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박병호(36·키움)는 과거 골든글러브를 5번이나 수상했다. 늘 1루수 부문이었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던 2012~2015년 사이에 3차례나 가져갔다. 에릭 테임즈(당시 NC)가 타격 4관왕으로 리그를 휩쓴 2015년을 제외하고 2012~2014년까지 3년 연속 1루수 부문 황금장갑은 박병호의 것이었다.

박병호가 미국에서 뛴 2년 사이 테임즈와 이대호가 나눠갖던 1루수 황금장갑은 2018년부터 2년 연속, 다시 박병호의 것이 되었다.

그 뒤, 골든글러브가 새로운 세대에게로 넘어갔다.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한 강백호(KT)가 KT의 가을야구 진출과 함께 2020~2021년 2년 연속 수상했다. 박병호가 못 치고, 다치며 슬럼프로 빠져든 기간이었다.

박병호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들 했다. 박병호도 1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다시 받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다. 올해 강백호가 있는 KT로 이적했기 때문이었다. 국내 최고 1루수인 박병호와 1루수로 더 키워야 하는 강백호 사이에서의 갈등은 KT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결론은 강백호였다. 지명타자로 뛰기로 한 박병호는 개막 전 강백호에게 아낌없이 1루 수비 노하우를 전수해줬다.

그러나 개막 직전 강백호가 발가락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고, 오랫동안 쉬었고, 돌아와서도 1루에는 서지 못했다. 박병호는 계획에 전혀 없던 풀타임 주전 1루수로 뛰었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30홈런을 쳤고 홈런왕을 탈환한 박병호는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박병호에게서 강백호에게로 이동했던 1루수 골든글러브가 3년 만에 다시 박병호에게로 갔다.

홈런왕 타이틀을 되찾은 것만큼이나 1루수로서 골든글러브를 다시 차지한 것은 박병호가 장타 외에 1루수로서도 여전히 국내 최고임을 입증한 또 하나의 지표다.

박병호는 “예전부터 수비하는 게 재미있었고 우리나라에 좌타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1루도 절대로 쉬운 포지션이 아니라는 자부심을 갖고 더 잘 하고자 노력해왔다. 하지만 올해 KT에서 오면서 이제 내게 1루수는 제의 2포지션이 되겠구나 생각하고 시즌에 들어갔다”며 “(강)백호가 다치면서 계획이 바뀌었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잘 해보려고 했다. 투수들이 ‘안정적이다’ ‘고맙다’고 말해줄 때마다 뿌듯함 느꼈는데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6번째 1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박병호는 이제는 다른 모습으로 도전해야 하리라고, 1년 전과 같은 각오를 하고 있다.

박병호는 “내년에는 백호가 당연히 좋은 컨디션으로 뛸 거다. 팀이 정상적으로, 계획대로 가려면 백호가 1루수로 많이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올해 하려던 계획이 내년에 실행될 것”이라며 “1루수를 욕심낼 마음은 없다. 골든글러브에서는 이제 지명타자에서 도전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지난 2년 간의 부진을 마음 속에 생각 이상으로 크게 담아두고 있었던 박병호는 올해 이뤄낸 많은 것들을 통해 무엇보다 자신감을 되찾았다. 자연스레 내년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박병호는 “올시즌을 통해서 의심을 지웠기 때문에 내년에는 올해와 비슷한 게 아니라 더 발전하고 싶다. 수비 비중이 줄게 될 거고 체력적인 여유도 생길 수 있으니 충분히 더 잘 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 이제 20대의 몸은 아니지만 몸 관리 더 잘 해서 내년에는 더 잘 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시즌 막바지에 발목 인대가 파열되고도 4주 만에 복귀해 플레이오프를 다 뛰어낸 박병호는 이미 기술훈련에 들어가 있다. 박병호는 “기본적인 재활 운동 시기는 다 끝났다. 발목 보강운동을 하면서 웨이트 시작한 지도 4주 돼가고 이미 타격훈련도 시작했다”며 “타석에서도, 주루에서도 올해보다 잘 할 수 있게 캠프 준비부터 잘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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