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홍김동전’ 박인석·이명섭PD “시청률 3%의 기적? 악으로 깡으로”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2. 12.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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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김동전’ 제작진이 프로그램 탄생 비하인드를 밝혔다. 사진|KBS
“영혼을 갈아 넣고 있다”는 ‘홍김동전’의 박인석 이명섭 PD가 프로그램의 탄생 과정부터 멤버 조합까지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지난 7월 14일 첫방송을 시작한 KBS2 예능프로그램 ‘홍김동전’은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우영이 출연, 동전으로 운명을 체인지하는 피땀눈물의 구개념버라이어티다. 목요일 저녁에서 일요일 밤으로 편성 시간대가 변경되고,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등 강력한 경쟁작을 만난 상황에서도 시청률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1회 시청률 1.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한 ‘홍김동전’은 출연진이 운명 디렉터, 이심전심, 수저 게임 등 다양한 특집에서 동전이 선택한 운명을 온몸으로 바꾸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다섯 멤버들의 훈훈한 케미스트리와 티키타카에 힘입어 최근 3%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니아층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박인석 PD는 “결방 때문에 2주 동안 3%로 기록이 떠 있어서 좋다. 1% 시청률이 계속 떠 기죽기도 하더라. 저희가 금요일마다 녹화를 진행하는데 멤버들도 기분 좋아했다. 제작진도 출연진도 고생을 많이 하는 프로그램이라 시청률 3%가 되니 좋더라”며 “멤버들 단톡방이 있다. 커뮤니티에 불판이 깔린다고 하는 것처럼 단톡방에서 같이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 버라이어티는 연예인, 작가, 조연출도 모두 기피하는 장르다. 그런데 다들 도망가지 않고 함께 해줘서 고맙다. 요즘엔 조금 더 옮기기 쉬운 시스템으로 돼 있는데, 한 명도 옮기지 않고 지금까지 함께 해주고 있다. 다들 그만큼 고생해주고 있어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악으로 깡으로 함께 하고있다”며 ‘홍김동전’ 팀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명섭 PD도 “남들이 안 하는 걸, 해보고 싶은 걸 해보자고 시작했다. 조금씩 하다 보면 입소문이 나고 시청률로 연결되지 않을까 했지만, 시청률이 지지부진해서 주눅이 들기도 했다. 다행히 조금씩 수치가 나오니까 기운이 난다”며 “제작진도 출연진도 모두 프로그램에 애정이 많다. 최근 VOD 순위나 유튜브 클립 조회수 등도 꾸준히 순위가 상승하고 있고, 반응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그런 것들이 저희의 원동력이 된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연애, 육아, 트로트, 관찰 예능이 대세인 상황에서 동전 버라이어티 ‘홍김동전’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신기하게도 기획 의도처럼 ‘동전’의 운명을 거슬러 탄생하게 됐단다.

박 PD는 “‘언니들의 슬램덩크’ 때도 그렇지만 다들 안 하는 건 이유가 있는 거라고 했다. 그때도 패기로 해보고 싶은 거 하자고 뭣 모르고 뛰어들어서 했다. 이번에 젊은 시청층을 공략할 예능을 만들어보라고 이야기가 있었고, 우리도 만족스럽고 보람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요즘 대세인 육아 트로트 등을 배제하고 고민했다. 처음 저희가 구개념 버라이어티라고 홍보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잘 안 하는 야외 버라이어티 형식이다 보니 새로운 도전 같이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PD마다 출연자 곳간이 있다. 김태호 PD에게 유재석, 나영석 PD에게 이서진이라는 훌륭한 연예인이 있다. 제가 만난 좋은 출연자 중에 김숙 홍진경을 놓고 어떤 프로그램을 해볼까 하다가 나오게 됐다”고 했다.

박 PD는 “처음에는 ‘홍김동전’과 다른 아이템이 하나 더 있었다. 하나는 어쩌면 시청률이 더 잘 나왔을 프로그램이다. 사주를 보러 가도, 동전을 던져도 모두 그 아이템을 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동전도 거스르고 이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며 “그때 이명섭 PD가 합류하기 전이었는데, ‘홍김동전’ 기획을 말하니 매력 있다고 하더라. 주변 선배들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해보라고 응원해줬다. 과거 ‘1박 2일’을 같이 했던 KBS 출신 유호진 PD 집에서 2시간 동안 강의를 듣기도 했다. 이걸 해야 한다고 하더라. 믿을만한 선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이 PD는 “‘뮤직뱅크’를 하다가 저도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상황이었다. 처음 이야기를 듣는데 심플했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동전으로 어디까지 갈까 싶더라. 그런 의외성과 반전이 있어서 재미가 있어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김동전’ 박인석(위)-이명섭PD 사진|KBS
출연진은 “무성”이라고 외치기도 했으나, ‘홍김동전’은 요즘 보기 드문 ‘혼성 예능’이다.

박 PD는 “예능도 트렌드가 있다. 그러면 취향 아닌 사람들은 볼 게 없다. 저희는 구개념 버라이어티일지언정 세련되게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영혼을 갈아 넣어 만들고 있다. 자부심이 있다. 코로나도 그렇고 힘든 일이 많았다. 저희는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보고 나면 기분 좋아지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멤버 구성에 대해 “혼성 예능을 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성별을 떠나서 필요한 사람 좋은 사람 잘 어울리는 조합을 생각하다가 나오게 됐다. 게임 할 때를 생각해보면 6명을 할까도 했지만, 요즘 예능은 미니멀리즘으로 가는데, 부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5명을 하게 됐는데, 안정적인 느낌도 들었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서로가 너무 좋아하고, 케미가 좋다. 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홍김동전’은 동전 던지기를 키워드로 한다. 이를 중심으로 바캉스 특집, 이신전심, 동전 왕국 계급전쟁, 수저 게임 등 매번 새로운 아이템으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박 PD는 “힘들고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요새 잘 없는 예능이다. 찍고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해서 후반작업까지 공을 많이 들인다. 젊은 층에 어필하려면 자막 하나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더 잘 만들고 싶은데, 프로그램 성격상 시간도 필요하고 체력도 필요하고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어 “프로그램 시작하고 아무도 도망을 안 갔다. 기적 같은 일이다. 매회 새 프로그램처럼 기획하고 아이템 짜는 게 힘들다. 작가와 조연출까지 합쳐 14~15명 정도가 회의에 참여한다. 처음엔 매주 녹화하다가 지금은 격주로 하고 있다. 아이템은 0에서부터 시작한다. 수저 게임은 시청률은 낮았지만, 반응이 좋았다. 유튜브 콘텐츠 중에 ‘머니게임’이 있는데, 그걸 비틀어서 한 게 수저 게임이었다. 저희끼리 엄청나게 토론했다. 현실적인 부분을 반영하기도 했다. 돈 많은 사람 가만히 있어도 월세가 들어와 돈이 생기는데, 흙수저 방은 월세를 내는 시스템 등을 넣었다. 월세와 대출 개념을 넣었을 때 복잡한게 아닌가 고민도 많이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아내가 ‘대화의 희열’을 연출한 신수정 PD인데, 못 보던 그림이라 재미있다고 하더라. 내부적으로는 유의미한 도전이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PD는 “매번 새로운 아이템을 준비하는 게 힘들다.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수저 특집을 좋아한다. 돈도 많이 들었고 준비도 열심히 했다. 시청률 빼고는 만족했다. 의미 있는 시도였다. 해보지 못한 시도였고 기억에 남는다. 왕위 쟁탈전도 만족도 있었다. 이심전심도 좋았다. 출연진도 좋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홍김동전’ 제작진은 매회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재미있다고 말했다. 사진|KBS
박 PD는 “왕위 쟁탈전을 할 때 생각보다 출연자들이 동전을 일찍 찾았다. 그래서 멤버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추가로 동전을 숨겼다. 김숙이 찾은 왕 동전과 장우영이 카메라 뒤에서 찾은 왕 동전이었다. 주우재가 왕이 되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진짜 신기한 게 큐사인을 준 것처럼 장우영이 정확하게 카메라를 뒤집으며 상황이 반전됐다. 짜릿했다. 제작진과 출연자의 텔레파시, 알 수 없는 합이 맞았던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바캉스 특집 당시 주우재가 동전을 던져 1024분의 1이라는 확률로 불운이 이어져 밖에서 미션을 수행했던 것도 계획된 것이 아닌 ‘운’이었단다.

이 PD는 “메인작가 아버지도 짠 거 아니냐고 할 정도였는데, 정말 그렇게 나와서 신기했다. 멤버들도 걱정하더라. 제작발표회에서 운이 따라 주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수학에 강한 캐릭터이고 확률론자인 주우재가 매번 동전 던지기 확률 게임 고꾸라지는 그림이 나오면서 프로그램에 운이 따라준다고 생각도 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방송 시작 전에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지만, 편하게 볼 수 있는 예능이라는 호평과 함께 계속 되어야 한다는 입소문이 나고 있는 ‘홍김동전’은 이제 “시청률 4%”를 목표로 달린다.

이 PD는 “저희가 시청률 4%가 되면 스카이 다이빙을 뛰기로 했다. 4%에 도전해보겠다. 우리 프로그램은 밥 먹으면서 깔깔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면 웃기고 아무 생각 안 해도 된다. 가볍게 봐주시면 될 것 같다. 모두 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다. ‘홍김동전’이 궁금하다면 우선 이심전심 특집으로 가이드 라인을 잡고, 왕위 쟁탈전과 수저 게임을 봐달라”며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인터뷰②에 계속)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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