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사장으로 '탈중국' 승부건 아모레·LG생건
김 신임사장의 기용은 아모레퍼시픽에서 영위하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는 2006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 후 전략기획 및 인사 업무를 맡아 그룹의 해외 비즈니스 확장, 조직과 제도 혁신을 주도해왔다. 2010년부터는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전략기획 디비전장, 전략 유닛장, 인사조직실장을 역임한 뒤 2021년에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로 선임됐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실무자가 사장으로 발탁되는 데 이와 달리 '경영 전략'을 보다 중시한 이례적 인사라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김 신임사장은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오른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동순 대표이사와 함께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된다. 이 대표도 올 초 글로벌 상위 SCM(공급망관리) 구축의 적임자로 대표이사에 선임된 바 있다.
이 사장은 2015년 말부터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을 맡아 '후', '숨', '오휘' 등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 경험이 있다. '후'는 2016년 단일브랜드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18년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넘겼다. 이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첫 인사 영상에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소통'"이라며 유연한 사고와 업무 처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사업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이 사장 임명과 동시에 일본 법인장을 맡고 있던 오상문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고 뷰티 사업부장으로 보임했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미국 화장품 기업 뉴에이본, 올해 4월 더크렘샵을 인수하는 등 주로 M&A(인수·합병)를 통해 비중국 시장을 확대해왔다. 내년에는 자사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와 일본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지 감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한 제품을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두 기업은 '탈중국'으로 중장기 방향을 틀면서도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소프트랜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방역당국은 최근 감염자 자가격리 허용, 주민 전수 PCR(유전자증폭) 검사 폐지 등 한층 완화된 방역대책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방역대책이 완화돼도 단계적인 정상화가 예상돼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우리나라 화장품기업들의 실적도 급격히 개선되기보다 소비와 함께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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