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빈살만 ‘밀착’에 이란 ‘충격’…존재감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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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이 지역의 맹주 자리를 두고 사우디와 경쟁해 온 이란의 위기의식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안으로는 반정부 시위의 격화, 밖으로는 서방의 제재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이란이 중국과의 관계를 놓치게 됐단 분석이 나온다.
매체는 "중국이 예상치 못하게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지역 국가들과 함께하면서 이란 체제가 중국마저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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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이 지역의 맹주 자리를 두고 사우디와 경쟁해 온 이란의 위기의식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안으로는 반정부 시위의 격화, 밖으로는 서방의 제재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이란이 중국과의 관계를 놓치게 됐단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각) 이란의 반정부 성향 영문 매체 <이란와이어>는 “시진핑의 사우디 방문이 이란에 충격을 줬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이 예상치 못하게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지역 국가들과 함께하면서 이란 체제가 중국마저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최근 사우디를 찾아 나흘 동안 중동 지역 17개국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방문국인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것은 물론이고 중국-아랍 정상회의,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도 참석했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과 사우디는 에너지·정보통신·인프라 분야 등에서 약 38조원 규모의 협약을 체결했다. 원유 생산 등을 두고 미국-사우디 동맹에 생긴 균열을 중국이 파고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란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시 주석은 오히려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영유권 다툼 중인 호르무즈 해협 섬들에 대해 “국제법에 따른 양자 협상과 해결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에 동참했다. 이 섬들은 이란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곳으로 <알자지라>는 “이 지역에 대해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을 거라는 이란의 입장을 중국이 사실상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이 성명이 나온 뒤인 10일 중국 대사를 초치했다.
6년 전인 2016년 1월만 해도 시 주석은 사우디와 이란, 이집트 3개국을 모두 방문했다. 2015년 이란은 미국·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독일과 포괄적 핵합의(JCPOA)를 맺으면서 비핵화를 약속했고 서방은 대가로 대이란 제재를 해제했다. 시 주석은 서방의 제재가 해제된 뒤 처음으로 이란을 찾은 외국 정상이었다. 이란과 중국은 지난해에는 일명 ‘25년 협정’을 체결하고, 이란은 중국에 원유를 싸게 공급하고 중국은 이란에 4천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올해 9월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축인 상하이협력기구(SCO) 가입을 위한 의무각서에 이란이 서명했다.
하지만 이란을 목표로 한 미국의 제재가 중국 기업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데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제재로 석유를 내다 팔 곳이 없어진 러시아가 중국 시장에서 이란산 원유를 대체하려고 하면서 이란의 전략도 흔들리는 것으로 보인다. 25년 협정과 관련한 중요한 계약 소식은 1년 반 넘게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이란와이어>는 “핵협정에 서명한 이후로 이란은 ‘동쪽으로의 방향 전환’이라는 알리 하메이니 최고지도자의 꿈을 실현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란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고민을 더하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반정부 시위가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고, 밖으로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과 러시아와의 유대 관계로 국제사회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와이어>는 “한동안 중국이 이란과의 협력에서 발을 빼 온 가운데, 그 징후가 이제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폐쇄적이고 독재적인 중국 정부조차 이란을 옹호하지 않고 이란의 지배 체제와는 구분되는 길을 따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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