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지 선정 앞서 급조’ 카타르 女 축구 대표팀…8년간 A매치 0경기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되고 반짝 활동한 카타르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후 수년간 공식 경기를 치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등 소수자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 비판을 받아온 카타르가 대회 유치를 위해 팀을 급조했다가, 홍보 필요성이 사라지자 지원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뉴욕에서 현지 아마추어 팀과 교류전을 치른 카타르 여자 축구 대표팀. /카타르 여자 축구 대표팀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 시각) “카타르 여자 국가대표팀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며 “월드컵 유치전에 동원된 대표팀이 지난 8년간 공식 경기를 한 차례도 뛰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축구협회 홈페이지상 여자 대표팀 언급은 없고,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대표팀 순위에서도 카타르는 빠져있다는 게 NYT 지적이다.

앞서 카타르 여자 축구 대표팀은 2022 월드컵 유치 준비가 한창이던 2009년 처음 만들어졌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개최지 선정 발표를 몇 주 앞두고 알바 여자축구 선수권 대회에 처음 출전해 데뷔전인 바레인과 경기에서 0-17로 패배했다. 이후 팔레스타인전 0-18, 시리아전 0-12 등 연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FIFA 규정상 개최국이 남성 및 여성 축구 대표팀을 모두 구성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당시 카타르는 유치 과정에서 FIFA에 “특별 시설을 조성하는 등 여자 축구 활성화를 약속하겠다”고 공언했다. 결국 카타르는 컵 대회 한 달 반 뒤인 2010년 12월 2일 한국, 미국, 일본, 러시아, 호주 등을 제치고 개최국이 됐다.

한편, 카타르 여자 대표팀은 2013년 독일 여자 분데스리가 선수 출신 모니카 스타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기간 몰디브에 0-1로 패하는 등 최고의 성적을 낼 정도로 기량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타브 감독이 떠난 2014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공식 A매치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카타르의 마지막 경기는 2014년 4월 19일 서아시아 축구연맹 여자선수권대회에서 바레인과 맞붙은 조별리그 3차전이다. 이후 8년 동안은 미국 등 국가를 방문해 몇 차례 교류전을 치르는 게 전부였다.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은 스포츠웨어업체 부르다가 오래전 제작해준 것뿐이다. 부르다와의 팀 스폰서 계약은 수년 전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