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마다 母에 달려가 키스…‘4강 신화’ 모로코 선수들 뛰게 한 뜨거운 가족애

정재우 2022. 12. 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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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4강에 오른 모로코 선수들의 가족애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모로코의 4강 진출 원동력에는 선수들에 대한 가족들의 헌신적인 지원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모로코 대표팀은 26명 중 절반 이상인 14명이 이민 가정 출신으로,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중 자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선수 비율이 가장 높은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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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프랑스 식민 지배로 모로코 국민 다수가 이민 생활…선수단 26명 중 14명이 이민자 출신
감독 결정으로 선수 부모 등 가족 전원이 카타르 숙소 머물러
하키미 “내 성공 때문에 희생한 가족들 위해 뛴다”
모친에게 키스하는 모로코 미드필더 소피앙 부팔(오른쪽). 도하=신화연합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4강에 오른 모로코 선수들의 가족애가 주목받고 있다.

모로코는 지난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8강전에서 포르투갈을 1대 0으로 격파하고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경기 결과만큼 주목받은 장면은 모로코 대표팀 윙백 아슈라프 하키미(24·파리 생제르맹)의 경기 직후 모습이었다.

그는 관중석에서 모친의 얼굴에 키스를 하며 4강 진출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하키미는 승리를 거뒀던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2차전과 16강 스페인전 직후에도 관중석의 모친에게 달려가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

모친과 함께 기쁨을 누리는 모로코 윙백 아슈라프 하키미(오른쪽). 하키미 인스타그램 캡처
 
가족애를 과시한 모로코 선수는 하키미 뿐만이 아니었다.

미드필더 소피앙 부팔(29·앙제) 역시 포르투갈전 직후 그라운드로 내려온 모친의 이마에 키스를 하며 함께 흥겹게 춤췄다.

이에 모로코의 4강 진출 원동력에는 선수들에 대한 가족들의 헌신적인 지원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동권 매체 알 자지라는 이날 보도에서 모로코 선수들 전원이 부모 등 가족들과 함께 도하의 선수단 숙소에 묵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숙소인 윈덤 호텔은 월드컵 숙소가 아니라 부모가 운영하는 여름 캠프처럼 느껴진다”면서 “미드필더 압둘하미드 사비리(26·삼프도리아)의 부친은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하킴 지예시(29·첼시), 야신 부누(31·세비야)와 스스럼없이 기념사진을 찍곤 한다”고 풍경을 묘사했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선수들의 가족들을 초청한 것은 왈리드 레그라기(47) 모로코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모로코 대표팀은 26명 중 절반 이상인 14명이 이민 가정 출신으로,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중 자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선수 비율이 가장 높은 팀이다. 

선수들 중 하키미는 스페인에서, 지야시는 네덜란드에서, 부누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자랐다. 레그라기 감독 역시 프랑스 이민자 출신이다.

모로코는 과거 스페인과 프랑스로부터 식민 지배를 받았고, 많은 모로코인들이 타지에서 생활해왔다.

그러던 중 1·2차 세계대전 뒤 프랑스는 국토 재건 사업 등을 위해 이민자들을 대규모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는 모로코인들도 다수 있었다. 프랑스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모로코인 75만명이 거주중이며, 이는 프랑스 내 전체 이민자 수의 약 20%를 차지하는 수치이다(프랑스 통계청).

나름의 사연과 함께 조국을 두고 타지에서 생활하게 된 모로코인들은 자신을 낳고 기르며 축구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 부모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하키미는 스페인과의 16강전을 치른 뒤 “어머니는 청소부였고 아버지는 노점상이었다”면서 “부모님은 나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나의 성공을 위해 형제와 자매가 많은 것을 희생했다. 나는 그들을 위해 뛴다”고 가족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라크라키 감독 역시 “우리의 성공은 부모님들의 행복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4강 신화의 위업을 달성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모로코는 오는 15일 프랑스와 4강전을 펼친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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