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비행조종사가 말하는 록히드마틴과 美공군 근무환경…?[OK, K-방산 ⑤]

2022. 12. 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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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거닉 록히드마틴 시험비행조종사 인터뷰

〈편집자주〉 2027년 세계 4대 방산수출국! 대한민국이 향후 5년 뒤 ‘세계 방산 4강’의 꿈을 향해 뛰고 있다. 6·25전쟁 당시 소총 하나 만들지 못하던 나라였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K-방산’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남북 분단 속에서 국가안보에 기여할 뿐 아니라 동남아와 남미를 넘어 유럽까지 진출하며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미국, 영국 현지 취재와 폴란드 방한 인사 인터뷰, 미국, 인도네시아 관계자와 화상인터뷰 등을 통해 K-방산의 오늘을 조망하고 내일을 모색한다.

키스 거닉 록히드마틴 C-130J 기장(시험비행조종사) [사진=프로파일럿팀]

[헤럴드경제(미국 포트워스·마리에타)=특별취재팀]“미국 공군 소속일 때였어요. 한국 공수부대원들이 제가 조종하는 구형 C-130 계열 항공기에 탔고, 상공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중무장한 공수부대원들의 중후한 복장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C-130J를 생산하는 록히드마틴 조지아주 마리에타 공장에서 근무하는 키스 거닉 록히드마틴 시험비행조종사(기장)은 한국과의 기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수십 년간 미국 공군 소속으로 몸을 담다가 록히드마틴으로 자리를 옮겨 C-130J 항공기의 시험비행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최신 플랫폼의 항공기를 시험비행 하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소개했다.

미국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군과 방산업체가 협업해서 무기체계 개발을 진행한다. 록히드마틴의 비밀 군사연구소인 ‘스컹크웍스(Skunk Works)’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미군 기지 안에 있다. 시험비행 조종사들은 군에서 실력을 뽐낸 인재들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유능한 인재들은 좋은 근무조건으로 이직한다.

거닉 기장도 이런 경력을 거쳤다. 거닉 기장은 미국 공군과 록히드마틴에서의 작업환경 차이를 “근무 시간에 있어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군에서 일할 때는 직접 작전에 투입되기도 하고, 의약품과 식량을 전달하는 인도 지원 업무로 나갈 때도 많았는데 록히드마틴으로 옮긴 후에는 시험비행 업무에만 몰두할 수 있다”고 비교했다.

그는 “현재 운행하는 C-130J가 기상 정찰·공중 소방·공중 급유·특수 작전 등 총 18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가 돼 있다”면서 “록히드마틴에 온 이후로는 이들 18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7종류의 C-130J 항공기를 모두 시험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운이 파일럿이라 거의 모든 종류의 C-130J를 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록히드마틴 시험비행 조종사들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의 마리에타, 텍사스의 포트워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F-16공장 등에서 근무한다. 여기에 스컹크웍스와 팜데일의 신규 프로젝트에도 시험비행 조종사들이 머무르고 있다.

시험비행 조종사로 일하며 극한의 상황에 빠질 때도 있었지만, 그는 록히드마틴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남다르다.

거닉 기장은 시험비행 조종사로서 생각나는 미션을 묻자 “10년 전쯤 알래스카 북쪽 기지에서 영하 40도 정도의 날씨에 항공기를 방치하는 시험에 참여한 적이 있다”면서 “오랜 시간 항공기를 방치했다가 시동을 걸고 그 항공기로 기지에 돌아오는 미션을 수행할 때 참 애를 먹었던 기억이 생각난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다행히도 항공기가 나보다 추위를 더 잘 견뎌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 시험비행 조종사라는 직업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의 유니폼 오른쪽에는 록히드마틴의 마크가 새겨진 패치가 붙어 있다. 록히드마틴 시험비행 조종사라면 모두 옷에 붙이고 다니는 패치다. 거닉 기장은 “패치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 국제기업을 상징하는 지구, 록히드마틴의 재능을 의미하는 별이 달려 있다”면서 “패치가 붙은 파일럿 유니폼을 입는 것은 록히드마틴 소속이라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록히드마틴은 세계 1위의 군수 업체다. 냉전 시대 폐막 이후 미국 정부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에서 경쟁하는 과정에서 1993년 제너럴다이내믹스의 항공기 사업부, 1994년 마틴 마리에타를 인수했고 현재의 록히드마틴으로 성장했다.

C-130J는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수송기다. 과거 사용되던 C-130 계열 항공기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록히드마틴은 1989년 자체 예산으로만 C-130J 개발에 착수했고, 1996년 록히드마틴의 로빈스 항공기지에서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1998년부터 미국 공군에 인도하고 있다.

C-130J 정찰과 공중급유 기능에도 사용되고 있다. 한국공군도 1차 대형수송기 구매사업에서 C-130J 항공기 4대를 구입했다. 현재 대형수송기 2차 국외구매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방위사업청은 청장 명의의 무기 도입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예산은 총 6억 달러 규모다. 록히드마틴은 C-130J 추가 구매사업에 참여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거닉 기장도 “한국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C-130J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 공군이 C-130J 계열 기체를 추가로 도입한다면 현재 기체를 도입한 많은 우방국과 상호 운용을 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신대원·김성우 기자, 우원희·김정률·박정은 PD, 이윤지 디자이너

*본 기획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작성했습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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