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구단으로 떠난 10인···‘남의 떡’이 된 ‘LG맨들’

안승호 기자 2022. 12. 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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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형종, 유강남, 채은성, 이병규 코치. 연합뉴스 각 구단 제공



‘남의 떡’은 커보인다. 프로야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소속팀 잔류보다는 이적을 할 때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 NC로 떠났다가 6년 총액 152억원에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와 지난해 FA 시장에서 NC에서 KIA로 이적하며 6년 총액 150억원에 사인한 나성범 등 S급 계약 선수들은 팀을 옮기며 본인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FA 시장처럼 큰 돈이 움직이는 곳에서만 이같은 패턴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특정팀에서 방출된 선수가 곧바로 다른 팀의 부름을 받는 경우도 꽤 많다. 코치들 또한 더 큰 쓰임을 받기 위해 팀을 옮기는 사례가 이어진다.

‘남의 떡’ 얘기가 심심찮게 화두가 됐던 곳은 LG였다. LG는 소속팀 선수가 FA 잔류 계약을 하며 소위 ‘대박’을 친 경우가 없다. 그 중 박용택(KBS N 해설위원)이 선수 시절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 금전적 손해를 보고 롯데행을 포기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소속팀 선수들에게 유난히 더 ‘박하다’는 생각이 클럽하우스에 스며들어 있기도 하다.

때때로 구단 내부에서는 한 번쯤의 ‘외출’을 살짝 권장하기도 한다.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오묘하게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어쨌든 LG에서도 누군가 팀을 떠나 다른 유니폼을 입는 순간, 바로 LG에는 ‘남의 떡’이 된다.

올겨울에는 이런저런 사유로 팀을 옮기는 ‘LG맨’들이 여럿 나오고 있다. FA 및 퓨처스 FA, 보류선수 제외에 따라 이미 이적이 확정된 선수만 모두 8명이다. FA로 채은성(한화)과 유강남(롯데)이 팀을 옮겼고, 퓨처스 FA로는 이형종(키움)과 한석현(NC)이 이적했다. FA 보상선수로는 김대유(KIA)가 LG를 떠났다.

또 보류선수에서 제외됐던 이상호(KT), 차우찬(롯데), 류원석(한화) 등이 차례로 새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선수와 지도자로 LG 유니폼만을 입다가 팀을 옮긴 이병규(삼성 수석), 김정민(한화 배터리) 코치까지 포함하면 모두 10명이 줄무늬 유니폼을 벗고 각각 7개 구단으로 흩어져 떠났다.

어떤 형태든 올겨울 프로야구 시장에서는 LG맨들의 인기가 높았다. 돌려 보면 LG 내 선수 자원 및 지도자 자원 모두 보편적 시각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내년 시즌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를 떠난 선수와 코치들이 내년 시즌 LG에서 나설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LG의 왼손 셋업 중 한명이던 김대유는 KIA에서는 1순위 좌완 릴리프로 활약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상호도 내야진 뎁스가 헐거운 KT에서는 출전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LG를 너무도 잘 아는 이병규 코치와 김정민 코치가 LG전에서 보일 움직임도 어떤 식으로든 승부에 작용할 수 있어 흥미롭다.

프로야구의 겨울은 이별의 계절이다. 이별이 일상인 시간이다. 그러나 올겨울 LG의 이별과 만남은 빈도와 내용 모두에서 조금 더 특별했다. 내년 시즌 이후까지 조금 더 긴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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