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아, 그립구나 [헐크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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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하고 바로 다음 날 이른 새벽 대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년에 대구상고(현 상원고)가 개교 100주년이 된다.
오전 10시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새벽 4시 인천에서 대구로 서둘러 기차에 몸을 실었다.
나는 대구상고 50회 졸업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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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대구상고(현 상원고)가 개교 100주년이 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10일 ‘OB vs YB 야구경기 및 상구DBL회원단합대회’ 가 개최됐다. 오전 10시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새벽 4시 인천에서 대구로 서둘러 기차에 몸을 실었다.
나는 대구상고 50회 졸업생이다. 내년이면 졸업한지 50년이 된다고 하니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모교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전국에 있는 수많은 졸업생 선배와 후배들이 OB vs YB 야구경기를 위해 야구장에 모였다. 승리 팀에게 주어지는 수백 만원의 상금도 상금이지만, 양 팀 모두 야구에 대한 자존심으로 인한 동기부여 탓인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모두 최선을 다한 경기가 펼쳐졌다.
이어 5번 타자가 좌익 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 치자 1루에서 2루로 잽싸게 돌고 3루로 달렸다. 27.43m가 274.3m 처럼 느껴졌다. 마음은 이미 3루 베이스에 도달했는데 몸은 한참이나 뒤에 머물러 있다. 결국 3루에 다 와서 넘어질 뻔한 상황을 가까스로 모면하고 세이프가 됐다. 이때부터 허벅지와 장딴지에 조금씩 햄스트링이 올라와 걷기 조차 힘들었다.
경기를 마치고 거친 숨을 돌리며 문득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우선 빛나던 청춘 시절과 같지 않은 체력에 마음이 씁쓸했다. 또 한편으로는 현장을 떠난 지 오래 되었지만, 아직 젊은 선수들과 함께 야구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행복감이 든다. 엄지손가락이 찢어지고 햄스트링까지… 그래도 웃을 수 있다.
타석에서 상원고 선발투수의 시속 140㎞를 넘나드는 빠른 공에 움찔하기도 했다. 또한 솔직히 빠른 공이 잘 보이지 않았다. 시속 140㎞의 속구는 이제 나에게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경계임이 분명하다.
경기를 통해 나의 인생철학인 ‘Never ever give up’을 생각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모든 행사를 다 끝내고 다시 인천에 올라오면서 많은 생각에 잠겼다. 앞으로 나의 인생에서 오늘처럼 한 게임을 다 소화해 낼 수 있을지, 또 이런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을지.
청춘아. 그립구나.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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