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첫발 뗀 '달의 여신'…아르테미스, 2년 뒤 유인 탐사선 보낸다

윤현성 기자 2022. 12. 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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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오리온, '스플래시 다운' 지구 귀환 성공…우주 영향 분석 시작
아르테미스 2단계는 4인 유인 달 비행…'달 스윙 바이'도 시도
최종 목표는 '달 상주기지' 건설…달 교두보 삼아 심우주 간다
미 vs 중, 달 탐사 두고 경쟁 계속…달 기지 건설 누가 앞설까

지난 5일 오리온 달 탐사선이 촬영한 본체 모듈과 달의 모습.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이 무사히 첫 발을 뗐다. 발사까지는 다소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달 탐사선 '오리온'의 임무부터 지구 귀환까지 순조롭게 이뤄졌다. 마네킹 승무원들의 비행을 마친 나사는 이제 2년 뒤 진짜 사람을 다시 달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12일 과학계에 따르면 오리온 달 탐사선은 현지시간 기준 11일 오전 9시40분께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인근 태평양 해상에 착수했다. 지난달 16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25일 만의 지구 귀환이다.

오리온, 완벽하게 지구 귀환…우주선 선체·마네킹 승무원에 미친 우주 영향 분석한다

2년 뒤 인류의 50여년만 달 복귀 추진…달 상주기지까지 구축 목표

나사의 오리온 우주선이 25.5일간의 달 탐사 임무를 마치고 11일 오전 9시40분(현지시간) 태평양으로 착수하고 있다.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오리온은 낙하산으로 속도를 줄이며 바다에 착수하는 '스플래시 다운' 방식을 채택했다. 지구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시속 4만㎞(약 2만5000마일)의 속도로 대기권에 충돌했으며, 약 2800℃에 달하는 고열을 견뎌낸 뒤 무사히 지구로 돌아오게 됐다. 나사는 오리온의 하강과 착수가 완벽에 가깝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임무에서 오리온은 약 225만㎞(약 140만 마일)를 비행했으며, 아폴로13호의 원거리 비행기록 40만171㎞(약 25만 마일)을 넘어 지구에서 약 43만4522㎞(약 27만 마일) 떨어진 가장 먼 지점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나사는 향후 며칠 동안 오리온의 모듈과 우주선에 실린 짐들을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길 예정이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는 오리온에 탑승했던 '무네킹 캄포스(Moonikin Campos)'를 비롯한 3명의 마네킹 승무원과 우주 바이오 실험 자료, 스누피, 비행 키트 등의 탑재물을 하선시키고, 우주선 캡슐과 방열판에 대한 시험과 분석을 진행하게 된다.이같은 과정은 오는 2024년 진행될 아르테미스 2호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발판이 된다. 아르테미스 1호 계획은 실제 사람이 아니라 인체와 유사하게 만들어지고 각종 센서를 부착한 마네킹이 탑승했다. 한 달여에 걸친 비행기간 동안 우주선 선체의 성능을 검증하고, 장기간 우주 비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오리온이 별다른 위기 없이 달 탐사부터 지구 귀환까지의 임무를 일정대로 모두 마친 만큼 우주선의 기본 성능 자체는 입증된 셈이다. 나사의 향후 시험을 통해 인체의 안정성만 확인된다면 2호 계획도 순조롭게 시작될 전망이다.

아르테미스 2호 계획에서는 마네킹이 아니라 실제 사람 4명을 우주선에 태워 달 궤도 유인 비행을 시도한다. 특히 2단계에서는 승무원이 탑승한 채로 '유인 달 스윙바이'를 아폴로 8호 이후 56년 만에 시도하게 된다.

우주선이 달 궤도를 돌면서 달의 중력을 이용해 비행 경로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아폴로 프로젝트 당시에도 최초로 유인 달 스윙바이를 성공했던 아폴로 8호가 향후 아폴로 11호가 최초로 인류를 달에 보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가장 위대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아르테미스 2호 계획 또한 3단계 달 착륙에 앞서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찾기 위한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아르테미스 2호 계획의 예상 비행 궤적.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2025년 3단계 계획에서는 마침내 53년 만에 다시 인류가 달을 밟게 된다. 여성과 유색인종 등으로 구성된 우주비행사들이 달 남극에 착륙하는 것이 목표다. 이같은 계획까지 성공할 경우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여성과 유색인종이라는 새로운 역사가 써짐은 물론, 이들이 6일에 걸쳐 달 표면에서 과학 탐사 활동을 펼치게 된다.

3단계에 걸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다면 나사는 유인우주선을 지속적으로 달에 보내 달 기지 건설을 본격 추진한다. 달 상공에는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를 띄우고 지상에도 달 표면 기지를 세워 인간을 달에 상주시킨다는 계획이다.

달에 매장된 헬륨-3, 희토류 등 막대한 자원을 확보하고, 동시에 지구보다 약한 달의 중력을 이용해 달 상주기지를 향후 화성 등 심우주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vs 소련에서 미국 vs 중국으로…달 기지로 재현되는 '우주 패권 경쟁'

[주취안=신화/뉴시스] 중국 서북부 간쑤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선저우 15호가 창정(長征)-2F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되고 있다. 2022.11.30
이처럼 2030년 달 기지 건설을 목표로 새로운 패권경쟁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 추진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아르테미스 약정'을 우방국들과 체결하고 본격적인 달 개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최근 '다누리'를 발사한 한국은 해당 약정에 참여함과 동시에 2045년 화성 탐사를 목표로 우주계획을 추진 중이다. 일본 또한 미국과 손을 잡은 동시에 전날 민간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발사를 성공시키는 등 자체 역량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중심의 우주 동맹에 맞서는 대표 주자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 2007년 자국 최초의 달 궤도선 '창어 1호'를 발사한 이후 지속적으로 달을 향하고 있다. 2019년에는 창어 4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고 이듬해에는 창어 5호가 월면 시료를 채취한 뒤 지구 귀환에 성공했다. 중국은 창어 우주선을 지속적으로 발사하면서 2030년 내외 달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의 냉전이 펼쳐졌던 60여년 전에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아폴로, 스푸트니크 등 우주 개발이 가속화된 전례가 있던 만큼 21세기에 펼쳐질 우주 개발 또한 미국과 중국의 '달 기지 건설 경쟁'을 중심으로 빠른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사는 이번 오리온의 무사 귀환을 두고 "오리온 우주선의 스플래시 다운은 50년 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아르테미스 1호가 이룩한 최고의 업적"이라며 "이번 시험 비행은 달 탐사의 아르테미스 세대를 향한 주요한 진전이다. 이것은 전 세계가 손대지 않은 우주 해안에 도달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도록 영감을 주고 있고, 오늘날 나사, 미국, 국제 파트너, 그리고 인류 모두에게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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