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세, 결국 코트에서 증명한 조상열

대구/이재범 2022. 12. 1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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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대구/이재범 기자] “내가 안 따라가고 남아 있을 때 후배 선수들에게 실망하지 말고 언제든 기회가 올 수 있으니까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자고 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11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에서 100-95로 이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공동 2위와 4경기 차이의 독보적 1위였던 KGC인삼공사에게 지난 3일 맞대결에 이어 또 한 번 더 승리를 거뒀다. 홈에서 5연승을 달리며 9승 10패를 기록해 5할 승률까지 1승을 남겨놓았다.

이날 경기에서 조상열이 돋보였다. 조상열은 3점슛 4개 포함 14점을 올렸다. 3점슛이 약한 가스공사는 조상열의 활약으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3점슛 4개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동률 기록이다.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은 “조상열은 시즌 초반 출전선수 명단에 안 들어왔던 선수다. 그래도 후배들에게 안 되는 걸 자꾸 이야기해주고, 개인 훈련을 끌어주는 등 많은 역할을 해주면서 자기 몸 관리를 잘 했다. 이런 선수들이 성장하고 조명 받는 게 스포츠의 매력이다”고 조상열의 활약에 만족했다.

조상열은 “1위 팀이라서 어려운 경기를 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힘겹게 이겨서 연승을 이어나가 기분 좋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출전 기회가 없을 때 어떻게 몸 관리를 했는지 질문을 받은 조상열은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게 지난 시즌부터 수비였다. 슛은 자신있게 던지면 되는데 네가 경기를 더 뛰고 싶으면 수비가 더 무르익어야 한다고 하셨다. 차바위가 수비를 잘 해서 바위가 수비를 어떻게 하는지 경기나 훈련할 때 보면서 따라 해보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수비가 잘 풀려서 공격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며 답한 뒤 “우동현과 연습을 많이 했다. 경기를 안 뛰는 선수들이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나도 열심히 하지만, 동현이가 잘 할 거라고 믿고 있었는데 잘 해서 기분이 좋다”고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동현을 치켜세웠다.

이어 “팀이 연패를 타고 있을 때 경기를 뛰는 선수들도 힘들겠지만, 남아있거나 경기를 못 뛰는 선수들이 더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연습은 연습대로 하고, 팀 분위기는 침체되어 있기 때문이다”며 “내가 안 따라가고 남아 있을 때 후배 선수들에게 실망하지 말고 언제든 기회가 올 수 있으니까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자고 했다. 3시 훈련 시작이면 1시간 일찍 나가서 운동하고, 끝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했다. 나는 나이가 있어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슈팅 훈련을 많이 했다. 훈련량이 있어야 준비가 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기회를 받기 전까지 준비 과정을 들려줬다.

조상열은 3점슛을 넣었을 때 유도훈 감독이 좋아한다고 하자 “경기 중에는 모르는데 집에 가서 경기를 다시 돌려보면 보이더라”라며 “믿음을 보여주시는 거 같다. 내가 슛을 쏠 때 먼저 손을 들고 있는 걸 보면 나의 3점슛을 믿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만큼 더 수비를 잘 해서 경기를 더 오래 뛰려는 것도 있다. 감사하다”고 했다.

가스공사는 4쿼터를 72-78로 시작했음에도 28점을 올리고 17점만 내줘 역전승을 거뒀다. 4쿼터에서 집중력과 체력이 앞선 게 승리 원동력 중 하나다.

조상열은 “백업 선수들을 비교했을 때 우리가 탄탄하다고 생각했다. 박지훈이나 이원대, 우동현이 모두 준비가 잘 되어있다”며 “감독님께서 오래 뛸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상대를 힘들게 하라고 하신 게 주요했다. 코트 안에서 더 집중하자고 했다”고 4쿼터를 되돌아봤다.

지난 3일 경기에서는 두 팀의 신경전이 있었다. 변준형이 신승민의 볼을 가로채는 과정에서 헬드볼이 발생했는데 당시 변준형의 팔이 신승민의 몸에 깔려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배병준이 신승민을 밀쳤고(KBL의 최종 판단), 양희종도 굉장히 화를 냈다.

이날 경기에서는 신승민이 배병준과 매치업일 때 신승민에게 볼이 투입되는 장면이 종종 나왔다. 미스매치를 이용하기 위한 공격이었다.

조상열은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안양 KGC인삼공사라는 팀 자체가 원래 강하게 나오는 팀이다. 경기 나가기 전에 저쪽에서 강하게 나올 거니까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고 했고, 경기 초반 비등하게 나가서 후반에 앞서나갈 수 있는 계기였다”며 “신승민이 둔하다. 그날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 선수들끼리 오해도 없었고, 혹시나 준비를 했는데 (신승민이) 2년 차가 되니까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승부처였던 4쿼터 때 주로 코트에서 활약한 선수는 우동현과 조상열, 박지훈 등 식스맨이었다.

조상열은 “우리끼리 연습을 많이 한다. 출전시간이 적으면 바로 다음날 오전에 강혁 코치님과 로테이션이나 수비와 공격 훈련을 했다. 연습을 많이 하니까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우리도 안일하게 준비를 안 했으면 코트에 나가서 실수를 하거나 어려워했을 거다”라며 “뻔한 이야기지만, 연습량이 코트에서 나왔다. 박지훈이 우리 중에 경기를 많이 뛰어서 의지를 많이 했다. 지훈이가 변준형을 막아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사진_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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