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의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남정석 2022. 12. 1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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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의 블록체인 메인넷인 '위믹스3.0'
사전 테스트를 마치고 출시를 준비중인 P2E 게임 '미르M' 글로벌 버전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메이드플레이가 해외 사전 예약중인 '애니팡' IP 기반의 블록체인 신작 게임 3종.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가 국내 4대 거래소에서 결국 상장 폐지(거래지원 종료) 되면서 업계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위믹스가 P2E(게임을 즐기면서 돈도 버는) 게임 생태계를 이끄는 대표 코인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플랫폼의 선두 주자로 발돋음 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밝히고 실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기에 향후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 관련 입법이 미비한 상황에서 다소 불투명했던 유통이나 관리, 지배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통과의례' 혹은 '성장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긴 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테나와 루나의 폭락 사태, 미국 거래소 FTX의 파산 등과 연계해 전반적인 회의론과 함께 결국 지속 불가능한 산업으로 치부될 것이란 위험 신호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국내에선 P2E 게임의 유통이 더 힘들어질 것은 분명해진 가운데, 위메이드가 강조하듯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의 지속과 확장 가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눈물

서울지방법원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에서 위믹스의 상장 폐지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을 지난 7일 기각했다. 이로써 8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국내에서 위믹스의 원화 거래는 종료됐다.

예상대로 파장은 엄청났다. 한때 3조 5000억원에 달했던 위믹스의 시가총액은 상폐 결정으로 급락, 8일 오후 3시 430억원(업비트 기준)로 무려 99% 가까이 추락했다. 위메이드의 주가 역시 5만원대를 유지하다 지난달 28일 하한가를 맞았고, 이후 3만원 초반대까지 내려갔다. 위믹스가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해 11월 위메이드의 역대 최고가(24만 5700원)와 비교하면 역시 87% 가까운 급락이다. 시가총액도 최고 8조 3000억원대에서 1조 1000억원대로 추락하며, 엄청난 손해가 불가피하게 된 투자자들과 법적 공방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꺾이지 않겠다

위메이드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가 내린 종료 결정의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본안 소송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소송과는 별도로 유통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바이낸스 커스터디를 통한 관리 등 안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기술적인 보완 등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재상장을 시키겠다는 복안도 발표했다.

또 국내외 투자자들과의 협업을 지속하고, 투자자 및 커뮤니티와의 정기 간담회를 개최, 위믹스의 해외 거래소 상장 등 이번 상폐 결정에도 불구하고 결코 '꺾이지 않는 마음'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위믹스 거래의 90%가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고, 이번 상폐 결정으로 해외에서도 거래를 정지시키는 거래소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위믹스 플랫폼인 '위믹스 플레이'에 내년 1분기 말까지 100개 게임을 온보딩 시키겠다는 계획 달성은 어려워졌다. 자체 메인넷 '위믹스3.0'을 비롯해 스테이블 코인 '위믹스달러', 탈중앙금융 서비스 '위믹스파이', NFT 플랫폼 '나일' 등 연관 사업 추진도 기로에 서게 됐다.

따라서 지난해 P2E 게임 열풍을 불러일으킨 '미르4' 글로벌 버전에 이은 '미르M' 글로벌 버전, 자회사 위메이드플레이의 3종 블록체인 게임 등 자사 게임들의 성과를 입증시키면서 위믹스 생태계 복원에 나서야 하는 우선 과제를 안게 됐다.

▶지속 가능성의 분기점

이를 계기로 국내 회사들이 발행하고 유통하는 이른바 '김치코인'에 대한 감시 강화와 함께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더 커질 것은 분명하다.

금융감독원이 국내 발행 코인을 전수 조사하고, 상폐 기준 마련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위메이드는 물론 DAXA에 대한 불투명성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기회를 반드시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당위론이 제기된다.

컴투스 그룹이 주도하는 글로벌 블록체인 메인넷 XPLA(엑스플라)가 유통 물량을 실시간 수준으로 공개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고, 다른 회사들도 이에 준하는 시스템 정비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들이 지배 혹은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는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역시 향후 주식 거래 수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P2E 게임의 국내 퍼블리싱은 더욱 요원해졌다고 할 수 있다. 또 게임사들이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의 미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책임감이 더 커지게 됐다"며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태계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전면 재정비할 수 있는 제도가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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