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레전드' 매니 파퀴아오, 링 복귀 여부 질문에 "지켜봐달라"..美 복싱 라이징 스타 총출동

김태형 2022. 12. 1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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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종합전시관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매니 파퀴아오 VS DK Yoo(유대경)’ 복싱 대회에서 파퀴아오가 디케이 유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양=김태형기자] 왜 파퀴아오가 ‘살아있는 전설’인지 입증한 경기였다.

1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종합전시관 킨텍스(KINTEX)에서 ‘매니 파퀴아오 VS DK Yoo(유대경)’ 복싱 대회가 열렸다. 다가오는 파퀴아오의 경기에 경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무려 1년 동안 준비를 거쳐 성사된 대결인 만큼 대회 시작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대회는 파퀴아오의 경기 외에도 미국 복싱 스타들과 한국 복서들의 대결 등 흥미진진한 볼거리로 넘쳤다. 제 1경기와 2경기는 각각 무제한급 4라운드 김형규 VS 김남신, 플라이급 3라운드 장혜수 VS 이예지 이벤트 경기로 치러졌다. 제 3경기부터는 스페셜 코메인 경기로 관객들을 맞이했다.

3경기에서는 마르셀 데이비슨(21·미국)과 한윤빈(25)이 라이트급 4라운드로 격돌했다. 마르셀 데이비슨은 함께 출전한 마르커스 데이비슨(26·미국)의 동생으로 이번 대회를 위해 형제가 함께 한국 무대를 밟았다. 마르셀과 한윤빈이 소나기 같은 펀치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가운데 마르셀은 TKO 승을 거뒀다.

4경기에서는 마우리스 리(30·미국)와 김신용(42)이 캐치웨이트 6라운드 대결을 펼쳤다. 마우리스 리(30)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김신용은 마우리스 리의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우리스 리는 메이웨더 프로모션스 소속으로 메이웨더의 스파링 파트너를 맡은 바 있다.

마우리스는 노련하게 잽을 던지고 빠지며 김신용을 공략했다. 4라운드에 들어 양측 모두 지치며 소강 상태를 보이자 객석에서 “가자 김신용!” “고 마우리스!”라고 응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마지막 6라운드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마우리스 리가 판정승을 거뒀다.

5경기에서는 션 가르시아(22·미국)와 양승호(20)가 라이트급 4라운드로 격돌했다. 션 가르시아는 미국 복싱 스타 라이언 가르시아(24)의 동생이다. 양승호는 초반 션의 공세에 가드를 바짝 올리며 수비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양승호는 공격을 퍼부으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마지막 4라운드 접전에서 양승호는 션을 코너에 몰며 박수를 받았다. 션은 초반 공세가 좋았으나 결국 승리는 마지막까지 몰아붙인 양승호에게로 돌아갔다. 양승호는 “1,2라운드는 밀리는 느낌이 있었다. 3,4라운드부터 체력적으로 내가 우세했다”라며 “다음 상대는 누구든지 환영이다”라고 밝혔다.

션은 “멋진 경기였다. 한국에 감사한다”라고 전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대로 끝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7경기를 마친 직후 “스코어 카드에 오류가 발생했다. 심판 3명의 채점 결과 무승부”라고 판정을 번복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6경기에서는 아벨 멘도사(27·미국)와 주민국(28)이 라이트급 대결을 펼쳤다. 아벨 멘도사는 미국 랭킹 25위이자 33전승 무패(KO 26번)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주민국은 2021년 KBC 페더급 챔피언 출신이다. 본 경기는 사정상 6라운드까지 진행되지 않고 4라운드까지 채점으로 결과가 발표됐다. 결국 무승부로 끝을 맺었다.

7경기에서는 마르커스 데이비슨(26·미국)과 김민욱(35)이 웰터급 6라운드 화끈한 대결로 감탄을 자아냈다. 김민욱은 2012년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 슈퍼라이트급 챔피언으로 시력 문제로 은퇴 후 오랜만에 복귀 무대를 밟았다. 앞서 경기를 마친 마르셀은 관중석에서 형 마르커스를 응원했다. 김민욱은 마르커스를 상대로 녹슬지 않은 잽과 훅으로 복귀전을 훌륭하게 치렀다.

타격 후에는 빈틈없는 가드로 견고한 수비를 펼치며 공수 양면으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민욱은 마르커스의 보디와 안면에 여러 차례 정타를 꽂았다. 김민욱의 선전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결국 5라운드에 마르커스는 주저 앉았고 김민욱은 TKO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김민욱은 “7년 만에 경기를 치렀다. 한국 복싱이 많이 침체되어 있는데 제가 좋은 제자를 많이 육성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한국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8경기에서는 니코 헤르난데스(26·미국)와 김재영(23)이 슈퍼플라이급 8라운드 대결로 격돌했다. 니코 헤르난데스는 2016 리우 올림픽 미국 동메달리스트이자 아마추어 경력만 94승 5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재영은 2022년 KBF 플라이급 챔피언이자 전국체전 2관왕이다. 둘은 마지막 8라운드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경험이 풍부한 니코 헤르난데스는 빠르고 정확한 펀치로 김재영을 꺾었다. 이로써 2016년 프로로 전향 후 9승 무패를 달렸다.

1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종합전시관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매니 파퀴아오 VS DK Yoo(유대경)’ 복싱 대회에서 파퀴아오가 JTBC ‘아는형님’에서 선물로 받은 가운을 착용하고 입장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a93@sportsseoul.com
1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종합전시관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매니 파퀴아오 VS DK Yoo(유대경)’ 복싱 대회에서 파퀴아오가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9경기에서는 영원한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43·필리핀)와 무술가 디케이 유(43)가 무제한급 6라운드 스페셜 매치를 펼쳤다. 파퀴아오는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출연했을 당시 선물로 ‘아는 형님’이 적힌 가운을 선물 받았는데 “이 가운을 꼭 경기 당일 입고 등장하겠다”라고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약속대로 가운을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는 총 6라운드로 진행됐다. 파퀴아오가 디케이 유를 강하게 몰아붙일 때마다 함성이 쏟아졌다. 빠른 몸놀림은 여전했다. 디케이 유의 펀치를 막아내고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경기를 주도했다. 경기 중간 파퀴아오는 응원에 힘입어 미소를 짓는 등 팬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 6라운드까지 파퀴아오의 소나기같은 펀치에 디케이 유는 다운됐다. 가까스로 일어났지만 역전은 불가능했다. 심판은 만장일치로 파퀴아오의 손을 들었다. 파퀴아오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또 한 번 증명했다. 그는 “링으로 돌아와 기쁘다”며 정식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지켜봐달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마지막 10경기에서는 라넬리오 퀴조(24·필리핀)와 신종훈(33)이 밴텀급 8라운드 대결을 펼쳤다. 신종훈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다. 이 경기가 그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퀴조와 신종훈은 8라운드까지 화끈한 난타전을 펼쳤다. 경기 순서가 파퀴아오의 경기 직후라는 부담에 개의치 않고 둘은 마지막 경기를 명승부로 장식했다. 신종훈은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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