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우주선 지구 귀환…25일간의 달 왕복여행 마침표

곽노필 2022. 12. 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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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0도 대기 마찰열 뚫고 태평양 착수
나사, 아르테미스1호 임무 성공리 마쳐
다음 목표는 2024년 유인 달 왕복비행
아르테미스 1호 임무의 오리온 우주선이 낙하산을 편 채 11일 오전 9시40분(현지시각) 태평양에 착수하고 있다. 나사 제공

미국의 새로운 달 착륙 프로그램에 따라 발사된 아르테미스 1호 우주선이 달 여행을 끝내고 지구로 돌아왔다.

우주선 오리온은 12일 오전 2시40분(현지시각 11일 오전 9시40분) 미 서부 캘리포니아 남쪽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인근 태평양에 무사히 착수했다.

이로써 오리온은 지구 출발에서 귀환까지 25일 11시간여에 걸친 220만km의 달 왕복 여행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아폴로 프로그램의 마지막 주자였던 아폴로 17호가 50년 전 달에 착륙한 날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은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유인 비행을 하기 전에 오리온 우주선이 심우주의 가혹한 환경을 얼마나 잘 견뎌내고 돌아올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었다. 오리온은 이번 임무 기간 동안 달 128km 상공까지 두차례 다가가는 근접비행을 했다. 또 지구에서 43만km 지점까지 날아가, 사람이 탈 수 있는 우주선 중 가장 멀리 가는 기록을 세웠다.

짐 프리 탐사시스템개발담당 부국장은 “오리온이 안전하게 돌아옴으로써 우리는 달에 승무원을 태워보내는 다음 임무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며 “이는 과학적 목적을 위한 정기적인 달 임무와 장기체류, 그리고 화성 유인착륙을 준비하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달 왕복여행 마지막날인 11일 오리온 우주선이 3만2000km 거리의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 나사 제공

시속 4만km로 대기권 진입

이날 오리온은 고도 120km에서 음속의 30배가 넘는 시속 3만9000km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 뒤 20분간에 걸쳐 ‘건너뛰기 재진입’(skip reentry)과 낙하산 등을 이용한 몇차례의 제동 과정을 거치며 속도를 줄여 바다에 안착했다.

나사는 사람이 타는 우주선으로선 이번에 처음으로 ‘건너뛰기 재진입’을 시도했다. 이는 대기권 진입 직후 급강하했다 다시 상승해 활공 비행을 한 뒤 재진입하는 방법을 말한다. 그 모습이 수면에 던진 돌이 물 위를 건너뛰듯 통통 튀며 나아가는 것과 같다 해서 ‘건너뛰기’란 이름을 붙였다. 관성력을 줄여 낙하 때 우주비행사가 느끼는 압박감을 완화하고 목표 지점에 좀 더 정확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채택한 방법이다. 이날 오리온은 60km까지 급강하했다가 90km 상공까지 다시 상승했다.

오리온의 ‘건너뛰기 재진입’ 과정. 나사TV 갈무리

낙하산 펼치고 시속 32km로 착수

오리온의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또 하나의 큰 과제는 태양 표면 온도의 절반에 해당하는 2800도의 마찰열을 견뎌내는 것이었으나, 나사가 새로 개발한 지름 5미터의 에폭시수지 방열판은 이를 거뜬히 이겨냈다. 오리온은 고도 7km에서부터 11개의 낙하산을 잇따라 펼치며 속도를 시속 32km까지 줄였다.

지난달 16일 지구를 출발한 오리온은 6일 후 달 궤도에 도착해 달 역행궤도(DRO)를 따라 달을 돈 뒤 12월6일 지구로 돌아오는 길에 올랐다. 오리온이 지구 출발에서 귀환까지 비행한 거리는 총 220만km였다.

나사는 앞으로 몇달간에 걸쳐 이번 임무의 진행 과정과 결과를 분석한다. 나사는 이를 토대로 오는 2024년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아르테미스 2호로 달 궤도 유인 왕복여행을 한 뒤, 2025년 아르테미스 3호로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오리온 우주선의 방열판. 1000번 이상의 시험을 거쳤다고 한다. 나사 제공

2030년 이전에 달 기지 구축 목표

나사는 2030년 이전에 우주비행사가 달에 장기체류하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나사의 오리온 우주선 프로그램 책임자인 하워드 후 박사는 지난달 20일 영국 ‘비비시’와 인터뷰에서 “달에서 영구히 살 수는 없지만 과학 연구를 위해 장기간 머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달 표면에 기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르테미스 1호에 대해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차원에서 장기적인 심우주 탐사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아르테미스 장비와 시스템의 안전성이 입증되면 2020년대 안에 인간의 달 체류를 실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나사가 달 기지 후보지로 보고 있는 곳은 달 남극 지역이다. 나사는 현재 착륙 후보지 13곳을 선정한 상태다. 이들 지역은 모두 남극지점으로부터 6도 이내, 160㎞가 조금 넘는 거리에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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