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주역 이호원 “4개월간 성당 찾아 사제수업” [인터뷰]

이승미 기자 2022. 12.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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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호원(31)도 단어와 표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골라 물음에 답했다.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그려 11월 30일 개봉한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제작 민영화사)에서 김 신부와 함께 유학길에 나선 신학생 동기이자 두 번째 사제가 된 최양업 신부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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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민영화사
배우 이호원(31)도 단어와 표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골라 물음에 답했다.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그려 11월 30일 개봉한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제작 민영화사)에서 김 신부와 함께 유학길에 나선 신학생 동기이자 두 번째 사제가 된 최양업 신부를 연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이호원은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호기심 많은 20대 청년의 모습을 그리려 했다”고 말했다.

이호원은 평소 유튜브를 통해 과학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볼 만큼 눈에 보이는 “실질적이고 확실한 것들”에 관심을 둔다. 그래서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탄생’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거기서 시대극의 매력을 보았다.

“유교사상에 젖어 양반과 평민이 엄격히 나뉘었던 조선시대에 인간의 평등을 말했던 사람들이 궁금했어요. 천주교인이 아니지만 평등의 개념을 처음 한국 땅에 가져오신 분들의 이야기가 정말 가치 있고 대단하다 생각했죠.”

그런 만큼 영화를 위해 4개월간 성당을 다니며 신자 수업을 받았다. 다양한 서적과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며 최양업이라는 인물을 알아가려 노력했다.

“감독님께서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김대건 신부님에 대해 정말 많이 공부하셨어요. 사제들도 잘 모르는 이야기까지 알 정도로 공부하셨죠. 하지만 최양업 신부님에 대해서는 제가 감독님보다 더 많이 안다고 자부해요. 그만큼 공부를 많이 했거든요.”

극중 김대건 신부 역 윤시윤과 호흡도 그로부터 시작됐다. 윤시윤은 자신보다 5살 어린 후배와 만나는 자리인데도 한껏 긴장했던지 먼저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 왔다.

“지금까지 활동을 하면서 선배님이 먼저 90도로 인사하시는 걸 처음 봤어요. 너무 놀랐죠. 그런 선배님의 모습에 저는 거의 큰절을 했던 기억이 나요. 새로운 분들을 만날 때 늘 긴장을 많이 하는데 먼저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챙겨주시니까 마음을 활짝 열 수 있었어요.”

현장에서 만난 그런 선배 덕에 이호원은 아이돌 스타 출신이라는 장벽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었을까.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로 데뷔한 그는 엠넷 ‘비 엠비셔스’를 통해 댄스크루 ‘엠비셔스’의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댄스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리트 맨 파이터’(스맨파)에도 출연했다. 이제는 차근차근 연기 작품의 목록을 쌓아가고 있다.

“사실 2019년 입대했을 때 제 인생은 끝난 거라 생각했어요. 가수로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채 입대했고, 군 복무가 끝나고 복귀하더라도 안 될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그 안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 마음을 다잡았어요. 영어 공부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쉬는 시간에는 춤 연습도 하며 알차게 시간을 보냈죠. 올해 초 제가 직접 제작한 앨범을 냈는데 반응이 전혀 없었어요. 저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화제성이 떨어졌기 때문이죠. 데뷔 후 처음으로 울었어요. 마음을 겨우 다 잡고 군 복무를 마쳤는데 결과가 안 좋으니 더 우울했어요. 하지만 ‘스맨파’로 다시 제가 가진 재능을 인정받은 느낌이에요. 다시 용기를 얻게 됐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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