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왜 靑 만찬에 초대받지 못했을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은 청와대 만찬에 왜 초대받지 못했을까?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영빈관 만찬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파울루 벤투 감독, 코치진 닥터 조리사 등 선수단 32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정작 카타르월드컵 대표팀 단장인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없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귀국 당일 정 회장은 파울루 벤투 감독 주장 손흥민 등 선수단과 공항에서 환영식에 참석했다. 정 회장은 “팬과 국민의 사랑으로 좋은 성적을 맺었다”며 벤투 감독,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단과 협회, 국민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음날 청와대 만찬에도 초청될 것으로 예상됐다. 어찌 보면 당연히 참석해야 했다. 기존의 관례나 월드컵 16강을 이룬 데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한 축구협회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실의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 회장이 만찬장에 초대받지 못한 사실은 그날밤 뉴스를 본 축구인들 사이에 퍼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에 정 회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사실이 화면 영상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축하받아야 할 축구협회 수장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자 월드컵 행정을 지원한 축구협회는 좌불안석일 수 밖에 없었다.
당장 대통령실과 축구협회가 불편한 관계 아닌가하는 소문이 나돌았다. 정가에서는 축구협회장이자 HDC 그룹 회장인 정 회장의 배제 이유로 올초 광주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공사 현장 붕괴사고와 대통령실이 관심을 보였던 아시안컵 유치 실패에 대한 다분히 보이지 않는 질책성 느낌을 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에 도전했다가 카타르에 고배를 든 실패 책임을 정 회장의 부실한 외교력으로 연결시킨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또 지난 국정감사에서 정 회장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아시안컵 유치 활동을 위한 해외 출장을 불출석 사유로 제시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 회장으로선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면서 분위기를 쇄신했다. 선수들과 더불어 16강 주역으로 조명 받기에 충분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떠나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 단장인 정몽규 협회장은 만찬 초청 대상이 되는 게 맞는다.
벤투 감독이 보여줬던 전술과 선수들의 투지는 당연히 보상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원정 두 번째 16강 진출이라는 쾌거 뒤에 축구협회 행정을 총괄하는 수장의 역할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정 회장이 초청 대상에 빠진 것은 선수들도 의아해 하는 부분이다.
정 회장이 만찬에서 제외된 데 대해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선수들을 빛내기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배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청자 명단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측은 그동안 격려 만찬에 유명 선수 몇 명과 협회 간부들이 대통령 테이블을 채우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엔 일부러 협회 관계자들은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축구인들 사이에는 이유를 막론하고 정 회장이 16강 진출에 대한 축하의 자리에는 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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