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보>(125~132)=새해 신진서가 이뤄야 할 큰 임무 중 하나는 제9회 잉창치(應昌期)배 우승이다. 중국 2000년생 동갑나기 셰커(謝科)와의 결승 3번기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연기를 거듭해왔다.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최철한으로 이어져 온 한국 기사 우승 계보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고환율 시대에 우승 상금 40만달러는 획득 자체로 ‘애국’이다.
백 △가 지난 보 마지막 수. 상변에서 중앙까지 뻗어나온 흑 대마의 생사가 승부다. 잡지 못한다면 백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국면. 125 연결한 수로 다른 방법은 없을까. 참고도 1의 마늘모도 가능해 보이지만 잘 안 된다. 백 4로 뛰고 5로 밀어올 때 6이 7의 연결을 강요하는 호수. 그래 놓고 8, 10으로 2단 젖히면 12 이후 A와 B를 맞봐 흑 대마 전체가 잡힌다.
실전 진행 수순도 크게 다르지 않다. 128이 백의 선수라는 사실이 흑 대마의 운신에 큰 제약이 되고 있다. 130, 132의 ‘2단 옆차기’가 무시무시하다. 하중앙에 병풍처럼 둘러친 □ 4점의 두터움이 막강한 위력을 발하고 있다. 흑이 탈출을 위한 혈로(血路)를 뚫으려면 ‘가’와 ‘나’ 둘 중 어느 쪽으로 단수를 차는 것이 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