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퍼빙(phubbing) 유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근래 학교에서 겪는 대표적인 난관 하나는 스마트폰이다.
수업 중인 강의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퍼빙(phubbing) 행위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업 중인 강의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퍼빙(phubbing) 행위이다. 퍼빙은 전화기(phone)와 무시라는 뜻을 지닌 스너빙(snubbing)의 합성어이다. 상대를 도외시하고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는 무례한 행위를 뜻한다. 예를 들어 함께 있는 상대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계속 응시하고 사용하여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메시지가 올 때마다 바로 답장을 보내는 것을 반복한다. 퍼빙은 강의실이나 교실은 물론이고 친구, 동료, 가족, 그룹, 단체의 모임처럼 사람들이 빈번하게 가지는 회합에서도 발생한다. 심지어 연인과 뜨겁게 데이트하는 상황이나 모처럼 가족들이 모여서 하는 식사 자리도 예외가 아니다. 특정 상황·시간·장소·목적을 지닌 시공간에서 가져야 할 적절한 태도의 실종이고 부재이다.
퍼빙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으려는 내적 욕구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태도로 불안에 기인한 섭취 장애를 의미하는 스너빙”과 ‘스마트폰 중독에 따른 과잉 행동(hyperactivity)으로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지 못하는 인터넷 중독 증상’에 따른 행위이다(‘카지노와 소셜 스낵’, 최영). 퍼빙은 사람들과 실제로 접촉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매개로 온라인을 통해 끊임없이 사회적 교류를 지속하려는 ‘소셜 스내킹’(social snacking)의 한 유형이다. 소셜 스내킹은 한번 시작하면 봉지 바닥이 보일 때까지 스낵을 멈출 수가 없는 것처럼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과도한 온라인 활동으로 인간의 상호 작용을 방해하고 왜곡된 삶을 초래할 수 있다(같은 책).
인간은 상대와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개인 및 공동체와 관계를 구축해왔다. 퍼빙과 소셜 스내킹은 개인은 물론이고 공동체의 건강한 소통과 관계 형성에 장애를 일으킨다. 기술이 인간을 신의 경지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라도(‘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현란한 기술의 세계가 동반하는 어두움에도 주목해야 한다. 스마트폰 온라인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세상은 인간이 사라진 허전하고 외로운 기술만의 세상을 낳을 수 있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정우성, ’오픈마인드‘ 추구한 과거 인터뷰
- 9초 동영상이 이재명 운명 바꿨다…“김문기와 골프사진? 조작됐다” vs “오늘 시장님과 골프
- 한국 여학생 평균 성 경험 연령 16세, 중고 여학생 9562명은 피임도 없이 성관계
- “내 딸이 이렇게 예쁠 리가” 아내 외도 의심해 DNA 검사…알고보니 ‘병원 실수’
- 집들이서 친구 남편이 성추행, 남편은 친구와... 부부동반 만남의 '막장 결말'
- “무죄 준 판사, 고향은?” “미친 정권의 미친 판결”… 심해지는 ‘사법부 흔들기’ [뉴스+]
- 아들 떠나보내고 “가슴으로 낳아”…‘54세 차이’ 딸 첫 공개한 박영규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