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아이스댄스도 새 역사 썼다
임 국적 따라 한국팀 출전, 지난 시즌 데뷔전부터 첫 입상 후 승승장구
김연아 싱글 쇼트 1위 곡 ‘죽음의 무도’ 선율에 최고 난도 연기 선보여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사상 처음 주니어 그랑프리 아이스댄스 부문에서 메달을 따냈다.
임해나(18)-취안예(21·경기일반) 조가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아이스댄스에서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11일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 댄스에서 기술점수(TES) 51.68점, 예술점수(PCS) 46.64점, 총점 98.32점을 받아 리듬댄스(64.21점)와 합친 최종 총점 162.53점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우승은 169.26점을 받은 캐나다의 나디아 바신스카-피터 버몬트 조가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아이스댄스 시상대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임해나는 캐나다와 한국의 이중국적을 가졌으며, 지난 시즌부터 한국 국적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취안예는 아이슬란드에서 태어난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ISU 주관 대회 페어와 아이스댄스에서는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의 국적을 선택해 대회에 나설 수 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피겨 여왕’ 김연아를 시작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여자 싱글에는 김연아를 보며 꿈을 키운 새로운 선수들이 매 시즌 나오고 있다. 남자 싱글에서는 차준환이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스댄스에서는 한국 선수를 찾기 힘들었다. 그나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겜린의 독단적인 후원금 운용과 훈련에 관한 견해 차이로 팀이 해체됐다. 민유라는 새 파트너인 대니얼 이튼과 조를 이뤄 베이징 올림픽 출전에 도전했지만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임해나-취안예는 지난 시즌부터 한국 아이스댄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들은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이던 2021~2022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팀 최초로 그랑프리 입상에 성공했고, 2022~2023시즌엔 1차 대회 금메달, 7차 대회 은메달을 차지해 한국 최초로 상위 여섯 팀이 겨루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권을 획득했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아이스댄스는 전년도 7월1일 기준 여자 선수 만 13~19세, 남자 선수 만 21세 이하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다. 비록 이번 대회가 주니어 무대라고 해도 피겨 여자 선수들의 전성기가 10대 후반인 것을 고려하면 시니어 못지않은 메이저 대회급으로 평가받는다.
프리 댄스 프로그램인 ‘죽음의 무도’ 선율에 몸을 맡긴 임해나와 취안예는 두 바퀴를 도는 코레오그래픽 스핀 무브(레벨 1)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어 서로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회전하는 싱크로나이즈 트위즐을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처리했다.
원 풋 턴스 시퀀스는 각자 레벨 1로 연기했고, 임해나가 취안예의 상체를 감아 올라서는 스트레이트 라인 리프트(레벨 4)는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서큘러 스텝 시퀀스(레벨 1)를 유연하게 연기한 뒤엔 댄스 스핀(레벨 4)과 코레오그래픽 캐릭터 스텝 시퀀스(레벨 1)를 강렬하게 펼쳐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취안예가 임해나를 들고 도는 로테이션 리프트(레벨 4)로 연기를 마무리하며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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