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5대장 F·A·A·N·G, ‘팡’ 떴다가 ‘푹’ 꺼졌네
올 들어 주가 급락…메타 66%↓
이미 몸집 커져 성장성 사라져
“약세장 벗어나도 회복 불투명”
지난 몇년간 미국 증시를 견인했던 대형 기술주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기업의 주가가 올해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 기술주들이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을 다시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일각에서는 미국 정보기술(IT)업계를 선도했던 FAANG의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올해 증시에서 기술주의 부진은 일부 투자자에게는 단순한 약세장을 넘어 FAANG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AANG 기업들은 최근 약세장에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올해 들어 36% 하락했고, FAANG 기업 중에서도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메타는 66%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3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 하락한 것에 비해서도 낙폭이 컸다. 전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애플 역시 22% 하락했지만, 메타나 알파벳에 비하면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문제는 증시가 약세장을 벗어난다고 하더라고 FAANG 기업들이 그만큼 주가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야뉴스헨더슨 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리처드 클로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하면서 “우리는 FAANG이 다음 상승장을 이끌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며 “FAANG에 대한 투자 비중을 FAANG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주식시장을 선도했던 ‘스타’ 주식 중에도 다시는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
1990년대 말 ‘닷컴 붐’을 주도했던 시스코와 인텔은 나스닥100지수가 2000년대의 고점을 탈환한 후에도 2000년에 기록했던 주가를 다시 회복하지 못했다.
페이스북(메타),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알파벳)은 ‘FAANG’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지난 몇년간 주식시장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넷플리스와 메타는 이미 성장이 둔화됐고, 몸집이 커진 아마존·애플·알파벳도 과거의 가파른 성장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리포트에서 대형 기술주의 장점으로 꼽히던 뛰어난 매출 성장세가 적어도 올해는 사라졌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대형 기술주 기업들의 올해 매출 성장률을 8%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S&P500지수 기업들의 평균 성장률(13%)보다 낮다.
UBS자산운용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넬은 “대형 기술 기업들이 덩치가 커져버린 매출을 예전처럼 빠른 속도로 키우기는 쉽지 않다”며 “대형주들이 그동안 잘 버텼지만 더 좋은 성장세를 보여주리라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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