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달~ 누구 땅?…‘깃발’ 빨리 꽂는 사람이 임자일까
호프, 달 땅 팔아 백억원대 벌어
자원 각축전 영향 소유권 화두로
유엔 ‘공동소유’ 조약 만들었지만
정작 미국 등 우주개발국은 빠져
1980년대 미국인 데니스 호프는 매우 독특한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달의 토지를 팔겠다는 것이었다. 달이 한 개인의 소유일 리 만무하지만 예상외로 이런 주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에서 인정을 받았다. 호프는 달을 국가가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국제 규정을 파고들었다. 국가가 아닌 ‘개인’이 나서서 최초로 소유권을 주장하는 일은 막을 수 없다고 본 것이고, 예상은 적중했다.
그는 1에이커(4046㎡)당 20달러(약 2만6000원)에 달의 땅을 팔았다. 흥미로운 건 이렇게 해서 그가 번 돈이 약 100억원이라는 점이다. 호프의 주장을 믿든 안 믿든 자신의 지갑을 기꺼이 연 사람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달이 누구 것이냐는 물음은 점점 진지해지고 있다. 달에서 세계 각국이 자원을 캐려고 각축전을 벌일 태세이기 때문이다.
우주를 대상으로 한 국제 조약 가운데 최근 각국의 달 자원 쟁탈전과 가장 연관이 깊은 건 1979년 유엔에서 만들어진 ‘달 조약’이다.
달 조약을 보면 달의 자원은 ‘인류 공동 유산’이다. 특정 국가가 당장 마음대로 달에서 자원을 캐내서 내다 팔 수 없도록 해 놓았다. 조약은 달에서 자원 개발이 가능해질 때 이와 관련한 제도적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런데 달 조약을 비준한 국가에 미국과 같은 주요 우주 개발국은 정작 없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한다. 달 조약에 가입해 있지 않은 국가가 달 자원을 개발할 의지와 기술이 있다면 달 조약이 원래 목적대로 굴러가긴 어렵다.
김한택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우주법 전문)는 “아르테미스 약정으로 인해 달 조약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학계에선 달에 묻힌 자원을 더 가지려는 국가들 사이에서 무력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이 신냉전이 열전으로 번지는 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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