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특위위원들 “국조 무용” 사퇴 의사…민주당 ‘야3당 단독 국조’ 카드 만지작[‘이상민 해임건의안’ 통과]
과반 넘는 찬성 여론은 부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11일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 전망에 먹구름이 끼였다. 국민의힘이 당 소속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전원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국정조사 보이콧 카드를 본격화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참여를 계속 촉구하면서도 야 3당 단독 진행 카드도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상정되자, 본회의장을 퇴장해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규탄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소속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민주당이 약속을 파기하고 국정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해임건의안을 의결해버렸기 때문에 국정조사가 무용하다. 국정조사가 정쟁의 위험이 될 뿐’이라고 사퇴 뜻을 밝혀왔다”며 “당 지도부와 상의해서 국정조사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조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일단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주 원내대표에게 전원 사퇴 의견을 전달드렸다”며 “주 원내대표도 일단 위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고, 한편으로는 예산안이 남아 있으니 판단할 여지를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으로 통보한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 전까지 국정조사 보이콧 여부를 검토하면서 예산안 협상에 임한다는 전략이다. 국정조사를 예산안 협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15일까지는 예산안 합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국정조사) 보이콧을 해서 민주당이 멋대로 하도록 두는 게 나은지, 국정조사에 들어가서 브레이크를 밟는 게 나을지 당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국정조사를 (지금 당장) 보이콧하면 민주당에서 예산안 협상에서 다른 문제로 제지할 것이기 때문에 예산안을 합의할 때까지는 (보이콧을) 참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국정조사 보이콧은 부담거리다. 국정조사 찬성 여론이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을 막으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여야가 국정조사를 합의하면서 국민의힘 요청으로 국정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대통령실 경호처 등이 포함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는 별개라며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참여를 압박했다. 임오경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공당이고 여당이라는 자각이 있다면 특위 위원 사퇴를 철회하고 국민을 위한 국정조사의 책무를 다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끝내 거부뿐만 아니라 방해까지 하려고 한 것에 대해 국민들, 유가족들이 심판할 것”이라며 “애초에 국정조사를 막고 싶던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제는 국민의힘이 안 들어오더라도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민주당도 15일 예산안 협상까지는 여당의 참여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통화에서 “일단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설희·김윤나영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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