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됐다” 쏟아지는 경고에도 폭등하는 주식은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2. 12. 1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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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올들어 320% 상승
우크라發 천연가스값 올라도
소매가 반영에 반년 넘게 걸려
[사진 = 연합뉴스]
도시가스 관련주가 올 한해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급등했지만 정작 둘 사이 연결고리가 약해 최근 주가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연초 대비 20.07% 하락한 약세장에서 삼천리 주가는 올 들어 319.78% 폭등했다. 같은 도시가스 관련주로 묶이는 서울가스, 대성홀딩스도 같은 기간 각각 146.25%, 139.15% 올랐다.

도시가스 관련주가 폭등한 이유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연초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주가는 고공행진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관을 끊어버리자 유럽 국가들은 다른 국가들로부터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천연가스를 사 와야만 했다. 실제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에너지 거래소의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지난해 말 1메가와트시(MWh)당 100유로 수준이었지만 지난 8월 26일 역대 최고치인 339유로까지 치솟았다.

도시가스 업체들이 각 지역에서 독점사업자로서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도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천리는 도매업자인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한 천연가스를 경기도와 인천 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서울가스는 서울과 경기 서북부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대성홀딩스는 대구의 도시가스업체 대성에너지의 최대주주다.

하지만 정작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도시가스 업체들의 실적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어 투자에 주의해야한다고 금융투자업계는 조언했다.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도매요금에 연동해 결정되며, 도매요금은 천연가스 가격에 맞춰 변동되기 때문에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도 곧바로 소매요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도시가스 사업 구조상 천연가스 가격 상승분을 곧바로 소매 단가에 전가하기 어려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도시가스사업 영업이익률과 천연가스 가격은 사실상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도매가스 요금이 올라도 실제 소매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6개월 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 도시가스 관련주의 주가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소매요금 전가에 걸리는 시차를 고려하면 연간 별도 이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가스업체들의 이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천연가스 가격이 아닌 도시가스 판매량이지만 연도별 성장률도 미미한 수준이다. 도시가스 사업이 성숙기에 진입해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가격도 연초 대비 50% 가량 상승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고점을 찍었던 8월에 비하면 하락했다.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최근 1MWh당 149.245유로로 8월 고점 대비 59% 하락했다. 당초 겨울이 다가오면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천리의 경우 신용융자 비중이 높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삼천리의 신용융자 잔고 비율은 12.13%로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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