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주태하 MONSTER INC 이사가 설정한 최우선 가치, “팬들의 경험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손동환 2022. 12. 1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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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11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10월 12일 오후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롭고 참신한 것을 즐거워한다. 남을 즐겁게 해야 하는 사람들이 늘 새로운 걸 연구하는 이유.
주태하 MONSTER INC 이사(이하 주태하 이사)도 마찬가지다. 프로 스포츠 이벤트 운영을 맡고 있는 주태하 이사는 늘 새로운 컨텐츠를 연구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전제로 삼았다. ‘팬들이 경험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전제조건이었다.

시작 :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 것
인생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특히, 대학교 전공과 직업의 차이는 크다. 전공과 직업은 그만큼 무관하다.
주태하 이사도 마찬가지였다. 대학 전공을 생각한다면 민중의 지팡이가 돼야 했으나, 전공과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작 역시 예기치 못하게 찾아왔다.

대학 시절 전공이 경찰행정학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제 친구들 대부분이 경찰이에요.(웃음) 지금의 이미지와는 너무 다른 전공이죠. 주변 사람들도 제 전공을 들으면 다들 놀라요.(웃음)
프로농구 장내 아나운서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경찰 공부를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했죠. 어린 아이들 행사부터 기업 체육대회 등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가 스포츠에도 문을 두드렸습니다. 4년 정도 도전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2007년부터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이벤트 대행을 맡았죠.
당시 함석훈 아나운서님께서 장내 아나운서를 맡았습니다. 경기 상황을 설명하는데 중점을 두셨죠. 전자랜드에서는 “팬들을 재미있게 할 요소가 필요하다. 장내 아나운서 말고, 이벤트 MC를 따로 쓰자”고 제의했어요.
하지만 농구는 규정도 많고 복잡한 종목입니다. 지원자들이 많은 혼동을 겪었어요. 여러 사람을 지켜보다 보니, ‘이럴 바에는 내가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저 스스로 이벤트 MC에 지원했죠. 후임자한테 물려줄 때까지 전자랜드의 이벤트 MC를 맡았습니다.
그러다가 2017~2018시즌부터 부산 KT(현 수원 KT)의 장내 아나운서를 맡았습니다. 그 때 상황도 다르지 않았어요.(웃음) 당시 장내 아나운서의 농구 이해도가 떨어지는 편이라, 저도 장내 아나운서 자격으로 리허설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그걸 보신 구단 관계자께서 경기 하루 전에 “너가 장내 아나운서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아직 준비가 안 됐습니다”고 말씀드렸지만, “실수가 있더라도, 그게 나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KT 장내 아나운서를 시작했습니다. 2020~2021시즌까지 마이크를 잡았죠.
농구는 빠른 페이스로 진행되는 운동입니다. 흐름을 따라가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중학교 때부터 농구 동아리(프라이머)를 했습니다. 제가 다녔던 선덕고와 영훈고, 신일고와 서울북공고, 서울사대부고와 용문고 등 여러 학교를 모아, 동호회리그도 했습니다. 또, 마지막 승부가 유행일 때라, 농구 열기가 강한 때였죠. 어릴 때부터 농구를 했고 농구에 관심이 많아서, 이해를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설명은 다른 문제였어요. 하지만 이벤트를 기획하면서 생각하는 것들이 있었고, 경기를 보면서 아나운서들의 멘트도 배웠습니다. 박종민 아나운서(SK)와 유창근 아나운서(DB) 등 친한 아나운서들에게 조언도 구했고요.
실수도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고요.
제가 심판의 파울 콜을 놓쳤어요. 그런데 순간 등번호 9번이 보여서, “김영환 선수 파울입니다”라고 했어요. 하지만 김영환 선수는 그때 벤치에 있었어요. 김영환 선수가 “저 여기 있어요”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정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획
이벤트 기획과 장내 아나운서로 경험을 쌓았다. 차곡차곡 쌓은 경험은 주태하 이사에게 소중한 자산이 됐다. 기획력과 상황 대처 능력을 업그레이드한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다.
맡은 임무가 끝나면, 좋아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주태하 이사의 생각은 달라졌다. 맡은 임무가 끝나도, 어떤 걸 보완해야 할지 생각했다. 책임감을 느껴야 할 위치에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벤트업에 뛰어든 된 계기가 있을까요?
원래는 연기자가 꿈이었어요. 주체할 수 없는 끼가 있었죠. 집에는 경찰 공부를 한다고 이야기하고(웃음), 스포츠 행사 진행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사실 진행 경험은 어느 정도 있었어요. 대학교 축제 진행을 한 적이 있거든요. 지금 DOCC에 계시는 안종범 대표님께서 저를 보고 “나랑 일을 한 번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하셨어요. 그리고 대표님께서 치어리더 팀(팜팜)의 이미선 단장님과 결혼하셨는데, “프로 스포츠 구단 이벤트도 있다. 그것도 함께 해보자”고 말씀해주셨어요.
사실 대표님의 말씀을 듣기 전만 해도, 프로 스포츠 이벤트 운영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구단에서 하는 줄 알았어요. 그 때부터 제안서를 썼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제안서를 썼죠.(웃음) 입찰 역시 저희와는 거리가 멀었고요.
지금은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 연맹이나 프로 구단이 이벤트 대행 입찰 공고를 업로드할 때, 저희는 운영을 어떻게 할지 준비합니다. 또, 모든 게 공개 입찰이기 때문에, 제안서를 어떻게 쓸지도 고심해야 하고요.
여러 시행착오 끝에, 농구계에도 이름을 알리셨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이벤트 대행을 맡은 걸로 알고 있어요.
올해 1월에 대구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기획했습니다. 그 때부터 한국가스공사와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오리온이 왜 대구를 포기했을까?’라는 생각도 있었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곳에서 해보자’는 마음도 있었어요. 한국가스공사가 입찰 공고를 올릴 때까지, 저희는 준비를 계속 했습니다. 그 정도로, 한국가스공사와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어요.
어떤 요소가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을까요?
한국가스공사와 대구광역시의 연고 협약이 맺어진다는 가정 하에, 전반적인 운영 방식을 생각했습니다. 한국가스공사와 대구광역시와 연고 협약을 맺으면, 코트 시설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생각했고요. 또, 구단 자체적으로 팬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고려해 제안서를 작성했어요. 그런 것들이 맞물려서, 이벤트 기획 운영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업무를 수동적으로 했다면, 지금은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해야 합니다. 마음가짐의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장내 아나운서나 치어리더, 마스코트 연기자 등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어려울 때 함께 했던 분들도 많고요. 고마운 마음이 커요.
이제는 저희를 믿고 따르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혼자 배워서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기에, 직원들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경험을 어떻게 해야 체계적으로 알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유죠.
그리고 예전에는 ‘일해야지’라는 마음이 강했다면, 지금은 어떤 게 부족했는지를 많이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 반응이나 기사, 댓글 등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팬들께서 어떤 걸 아쉬워했는지 알아야, 저희도 발전할 수 있거든요.
또, 저희는 고정적으로 급여를 받지 않습니다. 공개 입찰을 통해 사업을 따내야 합니다. 선의의 경쟁에서 선택을 받아야 해요. 그래서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아요.

KBL CUP IN 통영
2022 MG새마을금고 KBL CUP이 지난 10월 1일부터 8일까지 경남 통영에서 열렸다. KBL CUP의 의도 중 하나가 ‘저변 확대’이기에, 통영에서 열린 이번 대회 또한 충분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통영의 교통 여건은 좋지 않았다. 경기가 열린 통영체육관은 통영 시내와도 꽤 떨어졌다. 대회를 운영하는 KBL이 가장 어려움을 겪은 요소.
KBL CUP의 이벤트 대행을 맡은 MONSTER INC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KBL이 원하는 의미를 생각했고, 농구 팬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맞는 운영 방안을 고심했다. 주태하 이사는 그 속에서 또 한 번 경험을 쌓았다.

KBL 컵대회 이벤트 운영을 맡았습니다. KBL에는 어떤 점을 어필하셨나요?
KBL 컵대회는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대회입니다. 이벤트의 재미도 있겠지만, 어떻게 하면 대회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11개의 참가 팀 모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게 중요했죠.
2020년 대회(군산)와 2021년 대회(상주), 2022년 대회 모두 차이점이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첫 대회는 코로나19를 처음 겪은 시점이었습니다. 무관중 경기가 처음이어서, 팬들과 어떻게 만날지를 고민했죠.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화상대화 어플인 ZOOM이었습니다. ZOOM 화면을 전광판과 연동해, 팬들과 교감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에는 ZOOM을 쓰지 않았습니다. ‘ZOOM은 아닌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죠. 스폰서에게 줄 수 있는 이익을 고민했고, 팬들을 TV 중계나 유튜브 중계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컵대회 최초로 유관중 경기를 치렀습니다. 다만, 장소가 멀었고, 팬들께서 오시는 동선도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주차장’ 확보’와 ‘셔틀버스 운영’을 통영시와 논의했습니다.
육성 응원 금지와 일회용품 사용 금지 역시 생각해야 했습니다. 클래퍼가 대표적인 예시인 것 같아요. 육성을 대신할 수 있는 용품이지만,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물건이거든요. 그래서 아이돌 팬클럽이나 축구 서포터즈가 사용하는 응원타월을 제안했습니다. 또, KBL 마스코트인 크블몽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심했어요. 응원타월이나 크블몽 같은 용품들이 시각적인 효과로 나타난 건, 이번 대회의 고무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컵대회가 통영에서 열렸습니다. 농구 팬들에게는 생소한 곳이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변 확대’라는 목적을 지닌 대회입니다. 팬들을 어떻게 체육관으로 모셔올 수 있는지를 고민했어요.
먼저 주말에 체육관으로 오시는 분들은 KBL 팬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말에 오시는 분들에게는 응원타월을 드리고,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했어요.
그리고 평일에 오시는 분들은 통영시민들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감안한 초청 계획을 수립했고, 통영시에 있는 학생들도 체육관으로 초대했습니다. 마스크나 응원타월, 경품 등 많은 걸 나눠드리려고 했죠.
컵대회 운영 후 가장 와닿았던 건 어떤 걸까요?
이제는 실내 공간에서도 취식을 할 수 있지만, 체육관에 매점이 없었어요. 푸드 트럭으로 대체하려고 현장 업체를 섭외하려고 했는데, 통영시에는 그런 게 거의 없더라고요. 또, 팬들께서 오시는 교통편도 더 고려해야 할 것 같아요. 통영에 KTX만 있었더라도, 팬들께서 더 오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남들이 해보지 않았던 것, 그리고...
이벤트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남들이 하지 않았던 걸 고민해야 한다. 주태하 이사가 생각하는 것 역시 ‘독창성’과 ‘창의성’이다.
프로 스포츠 이벤트도 ‘독창성’과 ‘창의성’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요소를 첨부해야 한다. ‘팬들의 참여’다. 주태하 이사 또한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를 고민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팬들과 프로 스포츠의 거리를 가깝게 할 수 있는 이벤트였다.

이벤트는 스포츠 마케팅의 일환입니다.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남들이 안 해본 걸 해보자. 이건 우리가 먼저 해야 해. 우리가 하는 게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에 치우쳤습니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께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입니다. 제가 그걸 놓치고 있었더라고요. 팬들께서는 선수들과 같은 공간에 서는 걸 원하고, 선수들과 교감하는 걸 원하시는데... 제가 그런 소중한 것들을 놓쳤더라고요.
또, 뉴 미디어가 중요한 수단이 됐습니다. 팬들께서 오프라인에서 경험한 것들을 온라인에 전파할 수 있는 수단이죠. 그런 것들이 팬들을 위한 공간을 더 확장시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게 저희 회사와 제가 추구하는 스포츠 마케팅의 방향성이기도 하고요.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운영을 꿈꾸실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는 SNS나 뉴 미디어 운영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온라인 운영과 오프라인 운영을 모두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있어요.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회사들이 그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인기 있는 응원단장이나 인기 있는 치어리더를 품었을 때 이득을 얻었다면, 이제는 온오프라인 운영 모두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앞으로의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같은 계통에 있는 사람들이 내 이름을 알아주면 좋겠다’가 제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절 믿고 따라와준 직원들에게 제 경험을 좋게 물려줘야 합니다. 후배들이 제 경험을 좋은 방향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제가 도와줘야 합니다. 그리고 건강해지고 싶어요.(웃음) 제가 워크홀릭이라, 제 건강을 걱정해주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사진 제공 = KBL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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