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시대 돌아올까…국내 증시, ‘박스권’ 머무는 이유

한겨레 2022. 12. 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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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반 이후 국내 증시가 코스피 2100에서 2500 사이 박스권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6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여름 두 달 동안 반등하면서 추세 전환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9월에 큰 폭으로 하락하며 전저점이 깨졌고, 10~11월에도 재차 반등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힘이 빠지고 있다.

과거 경험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증시가 크게 하락할 때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공포심이 커져 하락폭이 과해지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다시 큰 폭의 상승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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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최석원의 현명한 투자]Weconomy | 최석원의 현명한 투자
지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최석원의 현명한 투자 컷. 그래픽_고윤결

올해 중반 이후 국내 증시가 코스피 2100에서 2500 사이 박스권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6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여름 두 달 동안 반등하면서 추세 전환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9월에 큰 폭으로 하락하며 전저점이 깨졌고, 10~11월에도 재차 반등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힘이 빠지고 있다.

과거 경험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증시가 크게 하락할 때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공포심이 커져 하락폭이 과해지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다시 큰 폭의 상승이 나타난다. 특히 이번 증시 하락은 고점부터 저점까지 30% 넘게 진행됐고, 하락 기간도 1년 반에 달했다. 보통 경기 순환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락보다 더 크고 긴 추세가 나타났는데 왜 반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등락을 반복하고 있을까?

우선 지난 1년 반 이상 증시를 움직였던 주요 요인인 고물가와 통화 긴축, 특히 미국 물가와 연준 긴축 정책의 불확실한 측면 때문이다. 내년 물가상승률이 기저효과와 물가 선행 지표들의 안정세를 반영해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말까지 연준이 목표로 내세운 2% 물가 달성이 가능할지는 불분명하다. 긴축 역시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질 기준금리를 얼마까지 올려야 물가가 안정될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불확실하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 간 갈등 구조도 증시 흐름에 대한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강대국 비중의 변화와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를 지렛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러시아의 입장, 그리고 지정학적 위험이 내포하는 의외성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계속 엇갈리게 만들고 있다.

주가지수 자체의 수준에 대한 판단의 차이는 증시 반등을 막고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도록 하는 중요한 이유로 볼 수 있다. 고점에서 30% 이상 하락한 만큼 이미 주가는 싸질 대로 싸졌다는 투자자들이 있다. 반면, 2020년 하반기 이후 지난해 중반까지 나타난 증시 급등은 과도한 유동성 공급에 의한 거품이기 때문에 거품이 빠진 현재의 주가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문제는 가격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주가가 정보 대부분을 사전에 적절하게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일각에서 거품이라고 얘기하는 수준 역시 그 당시에는 적정 가격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증시에서는 일반적으로 주가의 수익성 지표를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의 과거 흐름을 통해 적정성을 평가한다. 같은 이익에 대해 과도한 주가수익비율이 부여되고 나면 이후에 주가가 내려가면서 과거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11.6배로 2005년 이후 평균 10배를 웃돈다.

게다가 주가가 오르건 내리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한번 경험했던 가격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코스피가 3000을 넘겼기 때문에 다시 오르면 그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믿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사례처럼 거품이 극단적으로 컸던 경우를 보면 몇십 년이 지나도 과거 고점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은 다시 과거 평균 수준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주가가 싸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또, 현재가 적정한 가격 수준이라면 향후 주가는 미래 기업의 이익 전망치와 할인율의 추이에 따라 결정될 텐데, 내년 이익 전망치는 하향 조정 중이고 기준 금리는 여전히 인상 중이다. 결국 이익 전망치 하향이 멈추고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된다는 신호가 확실해진 후에야 증시의 의미 있는 상승을 볼 수 있을 것이다.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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