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벤투호 공신·다이빙 천재·골 넣은 척…숱한 화제 뿌린 호날두

이의진 2022. 12. 1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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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최다골·출전, 5개 대회 연속 득점…눈물로 끝난 마지막 월드컵
한국전서 '등으로 돕고 머리로 걷어내'…골 넣은 척 포효하기도
좌절한 호날두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을 눈물로 마감했다.

포르투갈은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모로코에 져 탈락했고, 후반에 교체로 투입됐던 호날두는 공격포인트 없이 눈물을 훔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끝내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답게 대회 기간 내내 숱한 화제를 뿌리면서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월드컵 5개 대회 연속 득점 '전인미답'…"천재적 다이빙"

호날두는 첫 경기인 가나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상대 수비수에 걸려 넘어져 얻어낸 기회를 직접 넣어 '월드컵 5회 연속 득점'이라는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랐다.

그러나 가나의 오토 아도 감독은 "심판이 준 특별 선물이나 다름없다"며 불만을 드러냈고,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 차원의 분석까지 나왔다.

가나전에서 넘어지는 호날두 [AFP=연합뉴스]

FIFA 기술 연구 그룹(TSG) 멤버인 나이지리아 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의 선데이 올리세는 "호날두의 페널티킥에 각자 의견이 있겠지만, 인내심을 갖고 공을 잡은 후 상대 접촉을 기다리는 영리함이 있다. 정말 천재적"이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호날두가 이번 대회에서 어떤 새 역사를 쓸지 팬들의 기대가 컸다.

털끝도 안 닿았다는데…골 넣은 듯 포효

조별리그 2차전 우루과이전에서 호날두는 후반 9분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올려준 크로스를 받아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는 듯했다.

자신의 월드컵 9번째였던 이 골로 '전설' 에우제비우와 포르투갈 월드컵 최다 득점자가 되는 듯했던 호날두는 양팔을 활짝 펼친 채 포효하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러나 확인 결과 호날두의 머리에 맞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FIFA는 페르난드스의 득점으로 정정했다.

아디다스는 공인구에 내장된 측정 기술을 통해 호날두의 노골을 재차 확인했다.

우루과이전에서 공에 머리를 대는 호날두 [AP=연합뉴스]

공개된 공의 진동 그래프를 보면 페르난드스의 크로스 시 큰 진폭을 그리지만, 호날두가 머리를 갖다 댄 순간에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호날두는 이후 골 맛을 보지 못했다. 2018 러시아 대회에서 네 골을 폭발한 호날두는 5번째 대회에서는 필드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벤투호 도운 호날두?…한국전 '등 어시스트'

무엇보다 호날두는 벤투호가 조 2위로 16강에 오르는 데 '1등 공신'이 됐다.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27분 왼쪽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이 왼발로 차올린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 문전에 떨어졌다.

마침 그 앞에 김영권이 넘어지면서 날린 왼발 발리슛이 포르투갈 골문을 열었다.

전반 42분에는 비티냐(파리 생제르맹)의 중거리 슛을 골키퍼 김승규(알샤바브)가 쳐낸 것이 마침 호날두 앞으로 흘러나왔다.

'벤투호 16강 공신' 호날두의 조력 순간 (알라이얀=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지난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전반 27분, 이강인의 코너킥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에 맞고 골문 앞에 떨어져 김영권의 동점골 '어시스트'가 되고 있다. 2022.12.3 utzza@yna.co.kr

지체 없이 몸을 날린 호날두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영점을 전혀 맞추지 못했는지 호날두와 김승규 사이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슈팅은 골대와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수비수의 클리어링을 연상 시키는 장면이었다.

전반에만 호날두 덕에 사실상 두 골을 번 벤투호는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극장골로 2-1 역전승을 챙기면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이런 '활약 아닌 활약'으로 3년 전 '노쇼' 사건으로 얽힌 호날두와 한국의 악연이 일시적으로 해소되는 듯한 역설적 국면도 펼쳐졌다.

맨유와 떠들썩한 결별…거취에 쏠리는 이목

대회 내내 호날두에게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건 개막 직전 소속팀과 관계가 격랑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뛰던 호날두는 최근 영국 토크TV와 '작심 인터뷰'를 통해 구단 수뇌부, 에릭 텐하흐 감독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영국 맨체스터에 그려진 호날두 벽화 [AFP=연합뉴스]

맨유는 개막 직후인 지난달 22일 상호 합의로 호날두와 결별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거취를 두고 온갖 추측이 불거진 가운데 스페인 대중지 마르카를 통해 호날두가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나스르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 세계로 퍼졌다.

계약 기간 2년 반에 연 수령액 2억 유로(약 2천750억원)라는 구체적 조건까지 공개되자 정말 호날두가 축구의 본산 유럽을 떠나 '변방' 아시아로 합류하는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호날두 측에서는 이 보도를 부인했다"고 전하며 호날두가 실제로 알나스르와 계약서에 서명할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아직 호날두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려진 바 없다.

'위대한 선수'의 퇴장…라이벌 메시는 우승 도전 중

호날두는 A매치 최다 출전, 득점 기록을 동시에 보유한 역대 최고 선수 중 한 명이다.

포르투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196경기에 나서 무려 118골을 넣었다.

그러나 다음 월드컵이 열리는 4년 뒤 호날두의 나이도 41세가 된다.

가나와 경기 중 메시의 얼굴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치는 호날두 [AFP=연합뉴스]

최근 클럽, 대표팀에서 보여준 기량이 전성기보다 떨어진 터라, 4년 후에도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 내 경쟁을 이겨낼지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눈물을 훔치며 라커룸으로 이동한 호날두의 모습이 월드컵 무대에서 마지막 장면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는 사이 '라이벌'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는 생애 첫 우승을 향해 차근차근 전진하고 있다.

4골을 터뜨린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의 우승까지 2승을 남겨두고 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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