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두달만에 순발행 전환···자금조달 시장 '온기'

심기문 기자 2022. 12. 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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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일까지 2500억 순발행
AA-, BBB- 무보증 3년물 모두 하락 전환
두달넘게 오르던 CP 금리도 상승세 멈춰
"우량등급 중심 투자심리 빠르게 개선 중"
美 FOMC 이후 금리 변동성 확대 전망
[서울경제]

회사채 시장에서 두 달 만에 발행액이 상환액을 뛰어넘었다. 회사채금리가 하락 안정화되는 데 이어 발행시장이 정상화되기 시작하면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단기금융 시장에도 온기가 번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달 1~10일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 발행액은 1조 3458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상환액은 1조 870억 원으로, 순발행액은 2588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회사채 시장은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살얼음판을 걸었다. 9월 6568억 원의 순발행액을 기록한 뒤 10~11월 두 달 연속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큰 순상환 상태에 놓였다. 이는 기업들이 신규로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해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뜻이다.

금융 당국과 금융투자 업계가 자금 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유동성 지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안정을 찾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5.736%까지 치솟았던 신용등급 AA- 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9일 기준 5.391%까지 낮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회사채 등 단기금융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었으나 금융 당국의 각종 유동성 정책이 효과를 보기 시작하면서 온기가 퍼지는 모습이다. 회사채금리뿐 아니라 한전채금리 역시 하락 추세로 전환한 데다 끊임없이 오르던 기업어음(CP)금리 또한 상승을 멈추면서다. 증권가는 우량 등급의 회사채를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BBB- 등급 회사의 무보증 3년 회사채금리는 이달 9일 11.236%를 기록했다. 10월 21일 기준 11.591%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때 5.825%까지 치솟았던 한전채 3년물 금리 역시 최근 5.157%까지 낮아지면서 안정 추세에 진입했다. 9월 21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오르던 CP 91일물 금리는 이달 들어 5.54%에서 멈춰 섰다.

최근 SK텔레콤의 회사채 발행이 흥행에 성공한 점 역시 금융시장의 경색이 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2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에서 SK텔레콤은 2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각각 1000억 원과 900억 원을 모집한 2년물과 3년물에 5250억 원, 8250억 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으며 200억 원 규모의 10년 만기 회사채에도 1550억 원이 들어왔다.

특히 SK텔레콤이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가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행에 성공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통상 회사채 시장이 위축됐을 경우 발행금리는 민평금리에 비해 높게 책정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량 등급에서 언더 발행(민평 대비 낮은 금리에 발행) 및 유통이 많아지고 일부 캐피털채 단기물까지 언더 거래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회복 시그널을 찾을 수 있다”며 “우량 등급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수요 회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신용 스프레드가 170bp(bp=0.01%포인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남아 있다. 회사채금리가 하락 추세로 전환했으나 국고채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낮아지면서 9일 기준 AA-급 회사채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간 신용 스프레드는 173bp까지 벌어졌다.

증권가는 이번 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마지막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강수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FOMC 등을 통해 주요 중앙은행들의 현재 경제 진단 및 통화정책 운용 방향을 점검할 수 있다”며 “최근 속도 조절론에 대한 시장 전망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최종금리 상단이 상향됐는데 중앙은행들의 방향성을 재점검하며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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