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 대만 향하게 만든 'AI 십년지대계'
미래산업 내다본 선제적 정책
글로벌 빅테크의 거점 발돋움
30대 화이트 해커 장관 발탁
6년째 親기업·脫규제 유지해
대만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미래를 내다본 정책, 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는 혁신가 발탁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정책 측면에서 보면 대만 정부는 2010년 9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차세대 첨단기술 산업을 키우기 위해 '아시아 실리콘밸리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첨단 제조업 인프라스트럭처 기반 위에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역량을 융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로부터 1년 뒤 구글은 대만 장화현에 아시아 최초로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선언한다. 이후 구글은 2년에 걸쳐 당초 계획보다 두 배 이상 많은 6억달러(약 7800억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완공했다.
또 2018년에는 대만 AI 투자 계획인 '스마트 대만' 전략을 공개하면서 대만을 아시아 최대 '인공지능 연구개발(R&D) 허브'로 만들겠다고 발표하고, 현지 AI 분야 인재 5000명 육성에 나섰다. 그러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대만을 '아시아의 AI 연구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2018년 초 '대만 AI R&D센터'를 설립하고 10억대만달러(약 426억원)를 투자했다.
미래를 내다본 지속가능한 정책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대만 현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이노베이션센터를 세워 운영 중이고, IBM은 대만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빅데이터 전문가 등 정보기술(IT) 인력 고용과 육성에 적극적이다.
특히 이러한 대만 IT의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인물도 주목된다. 대만 정부는 2016년 화이트해커이자 애플 컨설턴트 출신인 오드리 탕을 디지털장관으로 선임하고 대만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주도하게 했다. 당시 그는 나이 35세로 파격적인 인사였다.
더구나 중학교를 중퇴한 트랜스젠더인 그를 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대만 정부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친기업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현재까지 6년째 장관직을 맡고 있다.
KOTRA 중국지역본부장 출신인 박한진 중국경제관측연구소장은 "대만 정부는 기업인들이 고충 사항이 있을 때 편히 담당 장관을 만날 수 있을 만큼 기업에 열려 있다"며 "정권마다 대중국 전략이 바뀔 수는 있어도 일관된 경제 정책을 고수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전체적인 대만의 IT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시장조사기관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2012~2021년 대만의 이공계 졸업생은 23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만 인구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이공계 졸업생은 104만명 수준이다. 한국이 대만보다 인구는 2배 이상 많은데 이공계 졸업생 수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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