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가 열리면 사람들은 누가 이기는지 지켜보자는 마음보다 누가 이길까 점치는 데 머리를 쓴다. 결과를 잘 알아맞혔다고 하면 그 사람은 용한 점쟁이처럼 입에 오르내린다. 월드컵 때 물속 문어가 승패를 짚어낸 적이 있었다. 그 뒤로는 잘 맞히는 사람을 두고 인간 문어라 불렀다.
그즈음 1위로 올라 있다면 선수거나 팀이나 첫째가는 우승 후보로 꼽힌다. 우승 확률이 높으면 베팅 배당률은 떨어진다. 배당률이 낮은 곳을 찍으면 돈을 잃을 확률이 높지만 들어맞기만 하면 박 터진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1위 브라질이 8강에서 떨어졌듯이 1위가 늘 결승 무대로 오르는 것이 아니다. 1위가 떨어지면 남은 선수나 팀은 우승 확률이 올라간다.
2015년 렛츠런파크배와 2018년 GS칼텍스배 두 대회에서 1위가 32강과 16강에서 떨어졌다. 두 번 다 박진솔이 1위 박정환을 꺾었다. 예상을 빗나간 일로 대회가 끝나고 박진솔은 '신진서 우승 도우미'가 됐다.
신진서가 백52로 찌를 때 <그림1> 흑2를 기다렸다. 박진솔은 흑53을 급소라 봤다. 백54로 젖혔다. 미리 봐둔 수는 버리고 새로운 수를 읽어야 한다. 신진서는 <그림2>로 흐르면 둘 만하다고 내다봤다. 그런데 박진솔은 다른 길 다른 수를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