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혁신이 만드는 미래농업

2022. 12. 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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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추운 겨울에도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을 수 있는 식탁 위의 기적이 일상이 되기까지 우리 농업은 변화의 길을 모색하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도시로 빠져나간 농촌 인력을 농기계로 대체하며 쌀의 자급을 이뤄냈다.

비닐하우스 보급으로 시작된 백색혁명은 원예, 축산 분야의 농업 경쟁력을 높였다. 생산 기반시설의 현대화와 농업 경영 규모를 확대해 농산물 수입 개방에 맞설 수 있는 자생력도 키웠다. 이제는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과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에 눈을 돌려 농지의 이용과 관리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노력이 한창이다. 농촌을 그린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친환경·융복합 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문명이 인류의 생활을 변화시키는 문명사적 대전환 시대에 발맞춰 농업 분야도 다시 한번 거센 변화의 바람을 맞게 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위기, 소득 증대와 감염병 확산이 가져온 소비 패턴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농업기술에 새로운 첨단기술을 융합한 '애그테크'가 등장했다.

이를 통해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노동력 절감, 생산성·효율성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디지털 농업은 정밀농업, 스마트농업을 통합한 애그테크의 하위 개념으로,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 핵심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를 위해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약속했다. 디지털 농업은 인간의 경험과 지식에 의존하던 농업에서 벗어나 농업에 관한 모든 정보를 데이터화해 분석·예측·관리하는 개념이다. 디지털 농업 체계에서는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이 의사 결정을 한다.

농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농업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의 효율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 분야 스타트업의 성장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네덜란드 등 농업 선진국에서는 애그테크 분야의 글로벌 유니콘기업이 많다. 데이터 수집·분석 등 연관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 농업을 견인할 디지털 농업이 도입되면 많은 부분이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농업의 수익성과 편리성이 향상돼 신규 농업인의 진입장벽이 낮아질 것이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청년층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도 마련될 터다. 또 AI를 활용해 발굴한 유망작목을 바깥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재배·관리할 수 있어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위기에 대비할 수 있다.

디지털 농업이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의 열쇠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첨단기술 연구개발(R&D)과 사업화를 위한 예산 확보, 관련 법률 및 거버넌스 마련 등 디지털 농업 활성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어려움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농업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 육성과 젊은 경영주체 유인을 위한 공공 부문의 과감한 정책도 필요하다.

농촌에는 상대적으로 고령자들이 많다. 힘이 부족한 고령자들을 위해 ICT를 활용한 스마트팜과 무인 자동화 기계가 보편화되고 디지털·AI 기술을 통해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농업·농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기술에 잘 적응하는 젊은 농업인들의 농촌 유입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디지털 농업이 고령화와 공동화로 소멸 위기를 맞은 농촌에 활력을 되찾아주는 기폭제가 되길 기원해 본다.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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