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다·토스·네파 유사한 대출비교 API…스타트업들은 어쩌나

김현아 2022. 12. 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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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대출비교 서비스를 출시한 스타트업 핀다의 대출비교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명세서가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혁심금융사업자 1호로 지정돼 2019년 7월 대출비교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 핀다의 대출비교 API가 토스, 네이버파이낸셜의 API와 80% 이상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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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이상 유사한 대출비교 API 명세서
스타트업과 연동한 금융권이 요구..일부러 베낀 건 아냐
핀다, 유사한 API로 빅테크들의 수월한 시장 진입 걱정
빅테크에 세심함과 적극적인 스타트업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국내 최초로 대출비교 서비스를 출시한 스타트업 핀다의 대출비교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명세서가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API 명세서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상호 통신하는 방법을 정의한 핵심문서로 건축물의 설계도면과 같다. 핀다의 API와 빅테크들의 API가 유사해진 데에는 제휴 금융권의 요구와 역사적인 맥락이 있다. 하지만, 핀테크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설 땅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걱정이다.

80%이상 유사한 대출비교 API 명세서

11일 업계에 따르면 혁심금융사업자 1호로 지정돼 2019년 7월 대출비교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 핀다의 대출비교 API가 토스, 네이버파이낸셜의 API와 80% 이상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의 경우 공통항목 필드명 20여 개가 100%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고, 특정 필드명 맨 앞에 agree를 표시한 것까지 같았다. 필수값이 아닌 값을 필수값으로 처리한 후 값이 없을 경우 0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한 설명까지 동일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역시 명세서 도입부가 일치했다. 특정 필드명 맨 앞에 agree를 표시한 것은 토스와 마찬가지로 핀다와 같았고, 도입부는 실수로 띄어쓰기하지 않은 문장이나 볼드표시까지 같았다.

스타트업과 연동한 금융권이 요구…일부러 베낀 건 아냐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이데일리 취재 결과 의도적으로 베꼈다고 보긴 어려웠다. 빅테크 업체 관계자는 “대출비교 서비스를 하려면 금융권과 연동해야 하는데 금융권에서는 익숙한 API, 써왔던 API에 맞춰 주길 요구한다”면서 “금융권이 항목을 채워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출비교 서비스를 하려면 금융기관과 플랫폼이 가명화된(개인임을 알 수 없는) 사용자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대출 조회내역과 승인내역을 불러와야 하는데, 이때 양측이 필드값을 맞춘다. 그런데 이미 핀다와 대출비교서비스를 연동한 금융권이 나중에 진입한 빅테크들에도 유사한 명세서를 요구한 것이다.

혁신금융사업자 1호로 지정돼 대출비교를 시작한 핀다의 API가 공동사업 명목으로 쿠콘에 제공됐고, 이 쿠콘의 API가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에 제공돼 플랫폼 간 API 유사도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평도 있다. 토스 측은 이에 대해 “초기에 자체 개발한 API와 쿠콘의 API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핀다, 유사한 API로 빅테크들의 수월한 시장 진입 걱정

하지만, 문제는 남는다. 스타트업들은 앞으로 빅테크들과 어떤 걸 무기로 경쟁할 수 있을까다. 핀다 관계자는 “대출비교는 없던 서비스여서 출시 당시 API 명세서를 개발한 것은 우리에겐 지적재산권과 마찬가지”라면서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대기업들이 이를 베껴서 수월하게 진입하고 장악력을 키워나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빅테크에 세심함과 적극적인 스타트업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

전문가들은 빅테크들에겐 세심함이 필요하고, 정부는 ‘공룡’이라는 논리로 빅테크들의 국내 스타트업 투자나 인수를 막아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국내 개발자 1세대인 아이러브스쿨 전 CTO는 “핀다의 분노는 이해가 되나 좀 더 치밀했어야 한다”면서 “빅테크들 역시 국민 사랑으로 성장한 기업답게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SW 기업 대표는 “이용자 편의를 추구하는 빅테크에 특정 분야에서 스타트업과 경쟁하지 말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스타트업에 빅테크는 존재 자체가 위협이다. 정부는 토스, 네이버, 카카오가 국내 스타트업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도록 투자나 인수의 길을 터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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