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시장 한파에도 … 대형 운용사엔 뭉칫돈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2. 12. 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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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검증된 곳에 돈 맡기자"
연기금 등 공적 기관 투자자
위탁 운용사 선정 보수적 접근
IMM, 신규펀드 8천억 모집
중소형 운용사는 자금난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업계에서 일부 대형 운용사에 자금이 쏠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불안정한 시장 상황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용 성과가 기대되는 대형 PEF로 뭉칫돈이 몰리는 모습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신규 조성하는 블라인드 펀드(자금 운용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펀드) 로즈골드 5호의 1차 자금 모집(클로징)을 연말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총 2조원대 펀드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로즈골드 5호는 1차 클로징을 앞두고 약 800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펀드에는 교직원공제회와 사학연금, 농협중앙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의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가 출자를 확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견 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는 신규 12호 블라인드 펀드 자금 모집에 뛰어들어 지난달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직전 11호 펀드 규모가 73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조원 규모의 3호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국민연금의 수시출자를 확보했고 교직원공제회와 우정사업본부도 투자자(LP)로 참여할 계획이다.

투자금 모집을 하는 PEF 입장에서 국내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는 것은 수백~수천억 원을 한 번에 모을 수 있어 가장 효과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기회가 운용 실력이 어느 정도 검증된 일부 국내 대형 PEF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중소형사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올 한 해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가 진행한 위탁운용사 선정 결과를 보면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스카이레이크, IMM PE, 유니슨캐피탈,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일부 대형사가 사실상 석권했다. 이들 PE는 올해 진행된 주요 콘테스트에서 연속해 출자에 성공하거나 예비 적격후보군에 중복돼 이름을 올렸다.

내부 유동성 문제 등에 따른 운용자금 가뭄이 장기화되다 보니 기관들도 위탁운용사 선정 시 운용사들의 과거 투자 이력과 회수(엑시트) 실적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들은 운용사들의 과거 청산 펀드 내부수익률(IRR)과 운용 규모(AUM) 등을 심사 과정에서 높은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정시출자 외에도 우수한 성과를 낸 운용사를 대상으로 추가 출자하는 수시출자 형태의 후속 펀드 투자(Re-up·리업) 방식은 이런 쏠림 현상을 가중시켰다. 리업은 과거에 투자했던 경험이 있는 대형 운용사에 추가로 자금을 위탁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전문성이 증명된 운용사에 자금을 맡겨 투자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기관들은 내부 산정 기준에 따른 수시출자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은 올해 PEF 부문 정기출자사업 선정 위탁운용사 수를 지난해 4개에서 3개로 줄였지만, 대신 수시출자 형태의 우수 운용사를 연내 추가로 선정했다. 올해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유니슨캐피탈, H&Q가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았다. 모두 국내 PEF 시장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운용사들이다.

정시출자와 수시출자를 번갈아가며 출자하는 교직원공제회 역시 지난 7월 스틱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등 세 곳에 리업 형식으로 7000억원을 출자했다. 공무원연금은 지난 7월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방식을 공모 절차뿐만 아니라 사모 방식도 가능하도록 내부 지침을 개정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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