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데이터 갈수록 방대해져 투자자가 '잡음' 잘 걸러내야"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2. 12. 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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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파리공립경영대 교수
아태 금융시장 콘퍼런스서
장기 성과 예측 한계 지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검색, 신용카드 데이터 등 과거와 달리 풍부해진 데이터가 반드시 투자자들에게 나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티에리 푸코 프랑스 파리공립경영대학원(HEC Paris) 교수가 지난 9~10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 서울에서 개최된 '2022년 아시아·태평양 금융시장 콘퍼런스(CAFM)'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증권학회가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이 후원하는 CAFM은 올해 17회째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 금융 콘퍼런스로 자리 잡았다. 푸코 교수는 금융시장, 정보 분야 전문가로 유럽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CEPR)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푸코 교수는 금융시장에서 생산·소비되는 정보가 최근 두 가지 큰 변화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정보의 양과 처리 능력이다. 푸코 교수는 "과거에는 가격, 거래량과 같은 전통적인 금융 데이터가 전부였지만 최근 소셜미디어, 신용카드 데이터, 온라인 검색, 위성사진 등이 등장하면서 정보가 풍부해졌다"며 "대량의 정보를 저렴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가 금융 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반적으로 많은 정보는 정확한 가격 신호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늘어난 데이터와 처리 능력 기술 개발은 금융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

하지만 푸코 교수는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첫 번째로 풍부해진 자료가 장·단기 정보 중 어떤 정보의 예측력을 향상시키는지 살펴봐야 한다. 푸코 교수는 "앞서 언급한 늘어난 정보들이 단기 성과는 잘 예측하지만 장기 성과는 그렇지 못하다는 연구들이 존재한다"며 "따라서 애널리스트들이 단기성과 예측에 집중하고 장기 성과 예측에 대한 관심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측면은 원재료(Raw Data)와 전문가들이 재가공한 데이터의 차이다. 원재료를 의미 있는 데이터로 바꾸면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때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푸코 교수는 마지막으로 검색 비용 관점에서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 생산 비용 감소는 예측의 정확성을 향상해 퀀트 펀드(컴퓨터 프로그램이 매매·매도하는 펀드) 성장으로 이어졌다"며 "하지만 자료가 많아진 것은 오히려 검색 비용을 증가시키면서 퀀트 펀드의 부진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종합하면 정보에 관한 최근 변화는 정보 생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투자자에게 더 나은 신호를 제공하지는 않음을 의미한다"며 "다만 아직 정보, 투자와 관련해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질문이 남아 있는 만큼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CAFM에서는 20개국에서 논문 121편이 제출됐다. 이 중 8편이 우수 논문상으로 선정됐다.

우수 논문상을 받은 '정치인의 자산 형태와 경제 정책 법률안 발의'라는 제목의 논문은 정치인의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이 경제 정책 법률안 발의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국회의원의 재산공개 내역 데이터와 의안정보시스템의 법률안 정보를 연결해 분석한 결과, 부동산 보유 비중이 높은 국회의원일수록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는 정책과 관련된 법안을 발의하는 데 소극적인 경향을 나타냈다. 논문 저자인 최현수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정치인의 입법 활동이 정치인의 잠재적인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과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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