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회담 앞… 다시 커지는 '한한령 해제' 기대

노민호 기자 2022. 12. 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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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대면 회담 이어 이번 주 화상으로 만날 듯
수교 30주년 '문화 교류 확대' 주요 의제 거론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외교부 제공)/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이번 주 초로 예정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우리 드라마·영화를 공식 서비스하는 사례가 늘면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현재 회담 일정을 조율 중이며, 이르면 이번 주 초 화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엔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 양국 간의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중국 당국이 지난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로서 '한한령'을 발동한 뒤 꾸준히 그 해제를 요구해왔다.

반면 중국 당국은 문서화된 지시가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한한령' 발동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 그러나 그간 중국 내에선 우리 영화 상영에 제한을 받는 등 한류 문화 콘텐츠 공식 유통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작년 12월 정세교 감독의 영화 '오! 문희'가 중국 내 영화관에서 정식 개봉·상영한 건 우리 영화로선 6년 만에 처음 있었던 일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중국의 주요 OTT 플랫폼을 통해 우리 드라마·영화가 정식 서비스되고 있단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면서 대중문화계와 연관 산업계를 중심으로 한한령의 '완전 해제'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 대통령실이 홍상수 감독의 2018년 작품 '강변호텔'(중국명 장볜뤼관(江邊旅館))이 이달 초 중국 '텅신스핀'(騰迅視頻·텐센트 비디오)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뒤엔 이달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정상회담 당시 양측이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 News1 DB

이런 가운데 중국 OTT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비리비리'(哔哩哔哩)는 이달 8일부터 우리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을,'유쿠'(优酷)는 12일부터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방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한한령 발동 배경이 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운용을 놓고 한중 간 갈등이 아직 해소된 게 아니다"는 등의 이유로 중국 내 한류 콘텐츠 유통에 관한 움직임을 '일시적 현상'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중국 측이 사실상 한한령 해제 등의 조건으로 사드 정상화를 추진 중인 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중국 왕 부장은 이미 지난 8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박 장관과의 첫 대면 회담 때도 '서로의 중대 관심 사항을 배려하자'는 말로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및 기지 운용 정상화를 꾀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따라서 이번 주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린다면 중국 측이 사드 문제나 한한령 혹은 그 둘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8월 박 장관이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우리 측이 '사드 3불(不) 1한(限)'을 약속했단 주장을 되풀이해 논란이 일었다.

'사드 3불'은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도 결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은 이를 한중 간 합의사항이라고 주장한다. 또 '사드 1한'은 주한미군의 사드 운용 제한을 의미한다.

반면 현재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운용은 "대한민국의 안보주권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중국 당국과 협의하거나 뭔가를 약속할 계제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부 내에선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중국 측에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지 못해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돼왔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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