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20명 뽑는데 900명 지원…"오디션보는 데만 수개월"
"반짝반짝해서 뽑은 아이들
성장해서 무대 펼칠때 감동"
숨겨진 진주를 찾아내는 배우 오디션은 공연계에서도 치열하기로 유명하다. 150대1에 달하는 평균 경쟁률은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배역이나 작품의 매력도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현재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마틸다'는 아역배우 오디션의 성지로 불리는 작품이다. 이번 시즌 총 20명의 아역배우를 선발하는 오디션에 약 9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아침부터 시작된 오디션은 저녁까지 이어진다. 한 타임당 수십 명씩 면접을 보는 과정이 많게는 7, 8차 오디션까지 수개월간 반복된다. 뮤지컬 마틸다 오디션에 참여했던 이지영 연출가는 "예전에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서 온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 친구들은 공연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본인들 의지도 엄청나다"며 "전반적으로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의 정소애 기획본부장은 "마틸다의 경우 세세하게 오디션을 보는 편이고 아역배우의 경우 보호자나 부모님도 같이 참석하기 때문에 현장이 더욱 복잡하고 정신없이 돌아간다"고 밝혔다.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을 공연하는 레플리카 작품의 경우 면접관으로 '해외팀'과 '국내팀'이 함께 참여한다.
오디션이 진행되는 여러 개의 연습실마다 춤, 노래 등 심사 분야가 정해져 있고 그에 따른 연출가, 안무감독, 음악감독 등과 통역사, 반주자까지 배석하는 형식이다.
춤과 노래, 연기 실력이 출중해도 역할에 따라 요구되는 조건이 있어 합격이 안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주연 '마틸다' 역을 소화하기 위해선 키가 132㎝ 이하여야 하고 같은 반 친구 '브루스' 역은 변성기 이전의 소년이어야 한다. 정 기획본부장은 "아역배우의 경우 단기간에 키가 10㎝ 이상 크는 경우도 있고 변성기도 중요한 변수 중 하나"라며 "오디션 과정에서 아이들의 성장 변화까지 고려해 선발한다"고 말했다.
연출진 입장에선 지원자의 끼를 비롯해 캐릭터와 얼마나 잘 부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을 함께 평가한다. 이 연출가는 "1차 오디션에는 성인 배우 오디션에서 사용되는 지정곡 면접 등과는 달리 자유롭게 표현하는 능력을 살펴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틸다 역의 경우 강인함과 용기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므로 아역배우의 성향과 연결시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오디션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인성'이다. 배우가 공연하면서 얼마나 협업이 잘되는지 눈여겨본다. 정 기획본부장은 "아무리 자질이 뛰어난 배우라도 프로덕션에서 문제를 일으킨다거나 하면 함께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며 "해외 제작진도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 연출가의 가슴이 제일 벅차오르는 순간은 직접 캐스팅을 통해 만난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볼 때다. 그는 "뮤지컬 마틸다 연습이 있는 16주 동안 아역배우들이 놀랍도록 성장했다. 연기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져 연출진에게 술술 설명해줄 때도 있다"며 "오디션 때 보여줬던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무대에서 보여줄 때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감회가 새롭다"고 애정을 표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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