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러운 2022년, 내년은 달라지겠다" 키움 노운현이 얻은 '깨달음' [SS 시선집중]

김동영 2022. 12. 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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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투수 노운현이 5월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전에서 경기 9회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맞는 것을 두려워하니까 안 되더라.”

키움의 2022년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언더독’이라는 평가를 깨고 한국시리즈까지 갔다. 그러나 이런 팀을 밖에서 씁쓸하게 바라본 이도 있다. 2022년 루키 노운현(19)이다. 이른 시점에서 기회를 받았으나 오롯이 살리지 못했다. 2023년을 벼른다.

노운현은 2022년 키움의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자다. 전체 32순위. 경남고 시절 에이스 역할을 했다. 언더핸드 유형으로서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무브먼트를 보유했다는 평가. 높은 순번도 아니었고, 계약금도 6000만원으로 많지는 않았지만, 입단 후 곧바로 홍원기 감독 눈에 들었다.

캠프 연습경기에서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고, 시범경기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시범경기 5경기에 나서 8이닝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13을 찍었다. 고졸루키답지 않다는 평이 절로 나왔다. 공을 끝까지 숨겨서 나오는 폼으로 타자들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장점도 갖췄다.

홍 감독은 시범경기 당시 “판단은 아직 이르지만, 보여준 퍼포먼스가 좋다. 제구도 신인답지 않다. 경기 운영도 된다. 현 시점에서 신인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막 엔트리에도 들었다. 투수 중에 유일하게 개막 명단에 포함됐다. 심지어 1차 지명자 주승우의 이름도 없었다.
키움 투수 노운현이 3월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시범경기 KT전에서 8회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출발은 좋았는데 1군의 벽은 높았다. 4월5일 홈 LG전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오며 데뷔전을 치렀으나 1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흔들렸고, 패전투수가 됐다. 선발 타일러 애플러가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는데 이를 날리고 말았다.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키움은 다음날인 4월6일 노운현을 1군에서 뺐다. 이후 5월과 8월, 9월에 각각 1군에 올라왔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노운현의 2022년 기록은 5경기 4이닝, 1패, 평균자책점 11.25에 피안타율 0.41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3.25다.

대신 퓨처스에서는 괜찮았다. 29경기 55.1이닝, 3승 4패 6홀드, 평균자책점 3.25를 찍었다. 탈삼진 50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20개만 허용했다. 피안타율도 0.216에 그쳤다. 불펜이 기본이었지만, 간간이 선발로도 나섰다. 5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진 경기도 있었다. 착실하게 담금질을 한 셈이다.

노운현은 “생각보다 처음부터 너무 기회를 많이 주셨다. 그 기회를 놓친 것이 많이 아쉽다. 내년도 있고, 앞으로 시간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 내 모습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자책이 된다. 무엇보다 내 자신에 대해 실망감이 컸다. 시즌 내내 그랬다”고 짚었다.

이어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아쉽고, 죄송하다. 시범경기 때 보였던 모습을 정규시즌에서도 보였어야 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까 1군에 올라올 일도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확실히 1군은 다르더라. 더 어려웠다. 배워야 할 것이 많다”며 2022시즌을 돌아봤다.
키움 노운현이 7월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8회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프로에 들어온 이후 느낀 바도 크다. “확실히 아마시절보다 스트라이크 존도 다르고, 타자들도 뛰어나다. 나만의 장점을 더 세밀하게 파고들어야 했다. 타자를 꾀어내는 쪽을 찾고자 했다. 더 정교해야 했다. 코치님이 많이 알려주셨고, 나도 많이 배웠다. 이른 시점에서 기회를 받았다. 그럴 줄 몰랐다. 어리둥절하지 않았나 싶다. 준비를 했다기보다, 정신 없이 시간이 지나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속을 더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올려봐야 극적인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 장점 극대화에 신경을 썼다. 릴리스 포인트를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내 자신을 가꿔야 한다.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내년은 1군에 오래 있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더 좋아져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노운현은 “돌아보면 자꾸 삼진을 잡으려 했다. 일단 제구를 갖추고, 그 다음이 삼진이다. 유인구 던져서 삼진을 잡으려고 했다. 코치님들이 ‘너는 맞춰잡는 투수니까, 빨리 승부를 들어가라’는 주문을 하셨다. 타자가 치게 해서 결과를 내야 한다. 1군에서도 내가 너무 위축됐다. ‘맞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피하려고 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키움은 젊은 팀이다. 젊다 못해 어린 선수들도 즐비하다. 2023년 노운현이 가세할 수 있다. 새로운 힘은 언제나 필요한 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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