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첫 4강’ 모로코의 모래바람, 스페인~포르투갈 집어삼킨 20년 전 한국과 닮은꼴

이승우 기자 2022. 12. 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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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모래바람을 몰고 온 모로코가 축구 강호들을 잇달아 격파하며 아프리카 국가 최초의 월드컵 4강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모로코는 11일(한국시간)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카타르월드컵 8강전에서 전반 42분 유수프 엔네시리(세비야)의 결승골을 앞세워 포르투갈을 1-0으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92년 월드컵 역사에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이외 국가가 4강 이상의 성적을 낸 것은 한국과 모로코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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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강력한 모래바람을 몰고 온 모로코가 축구 강호들을 잇달아 격파하며 아프리카 국가 최초의 월드컵 4강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20년 전 한국축구의 ‘4강 신화’와 닮았다.

모로코는 11일(한국시간)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카타르월드컵 8강전에서 전반 42분 유수프 엔네시리(세비야)의 결승골을 앞세워 포르투갈을 1-0으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종전 최고 성적인 8강 진출(1990이탈리아 카메룬·2002한·일 세네갈·2010남아공 가나)을 뛰어넘었다.

모로코의 4강행은 2002년 한·일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행보와 닮았다. 유럽과 남미가 점령해온 월드컵 4강 판세를 깼다는 것에서 의미가 크다. 92년 월드컵 역사에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이외 국가가 4강 이상의 성적을 낸 것은 한국과 모로코뿐이다.

조별리그~토너먼트 통과 과정에서 모로코는 20년 전 한국과 비슷하다. 2002년의 한국은 본선에서 이전까지 1승도 없었던 축구 변방이었다. 모로코도 그저 복병으로 평가받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축구 강호들과 당당히 겨뤄 2승1무, 승점 4를 쌓아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상대 공세를 막아낸 탄탄한 수비, 적은 기회에도 골을 뽑아낸 예리한 역습이 무기였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스페인을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낸 것, 당대 최고의 스타가 있는 포르투갈(2002년 루이스 피구·2022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을 이긴 것까지 닮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큰 힘이 됐다. 2002년 대회 개최국이었던 한국은 ‘붉은악마’의 힘을 받았다. 전국 각지의 경기장은 물론이고 광화문광장 등 거리 곳곳을 붉게 물들였다. 모로코는 개최국은 아니었지만, 지리적으로 가깝고, 이슬람교라는 종교적 공통분모가 있는 카타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카타르 현지가 아니더라도 모로코 팬들은 어디든 있었다. AP통신은 “모로코 수도 라바트뿐 아니라 모로코인이 있는 유럽 전역, 도하 등에 팬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20년 전 한국의 도전은 4강에서 끝났다. 모로코의 질주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모로코는 15일 오전 4시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전 대회 챔피언 프랑스와 4강 맞대결을 펼쳐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왈리드 레그라기 모로코 감독은 “아프리카 국가도 월드컵 4강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줬다. 결승 진출이라고 안 될 이유가 있겠나. 꿈을 꾸지 않는다면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다. 꿈을 꾸는 데는 돈이 필요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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